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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나룰도서관]_가을의 문턱에서 효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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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인영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17-09-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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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나룰도서관]_가을의 문턱에서 효석을 만나다.

어느새 매주 토요일마다 나룰도서관으로 가는게 익숙해져가고 있다. 

매주 빠짐없이 가고싶었으나 어쩔수 없이 일이 생기거나 선약이 조정되지못하는 불가피한 경우말고는 무조건 나룰도서관에 가려고 애쓰고있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믿기때문이다.

딸과 좋은 시간도 가지고 좋은 문학작품도 배우고 나눌수 있다는게 오랜만에 호사를 누리는기분이었다. 

두번째 문학자 꽃효석이라 불리는 이효석의 메밀꽃필무렵 1주차 강연을 들었다. 그리고 또 그림도 그려보며 아빠와 딸이 연출하는 듯 작품을 재구성해보고 주요장면 인상깊은 장면을 엄선해서 그려넣었다. 이번엔 첫째딸이 그전부터 듣고있던 역사수업과 시간이 겹치는 바람에 둘째딸 유림이와 수업을 함께 했었다. 

그런데 또 이것이 서로를 좀더 알아가고 나누는 장이 되어주었기에 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난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법을 배우고싶었고 그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가족이었다.

아내도 사실 애교가 없고 무뚝뚝할때가 많아 얼핏보면 남편과 아내의 성격이 바뀐것같이 말이다.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안다고 함께 살아온지도 어언 13년이지만 아직도 가끔 서로를 오해하고 이사람은 왜이러지 라는 생각을 적잖이 할때가 있다. 인문학이란 사람에 대한 학문이고 그 위에 신학이 있다고 한다. 난 이 땅위에 사는 사람이니 당연히 인문학은 필수적으로 알아야할것이라 생각해왔다. 평소 나는 누구인가하며 신학에도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그전에 인문학을 깨우쳐야만 신학도 훨씬더 이해하기 쉽다는것도 조금씩 더 깨달을수있었다.

이효석의 작품속 주인공인 허생원의 캐릭터는 정말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그 오랜세월 봉평과 제천장날을 떠돌며 물레방앗간의 하룻밤을 함께했던 여자를 못잊어 찾아헤매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순애보가 약간은 다르지만 외국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닮은것도 같았다. 한 여자..분명 살다보면 잊어버리고 다른 여자들을 만날수 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오직 한사람만을 오랜세월동안 마음속깊이 간직한채 장돌뱅이의 고단한 삶과 환경속에서도 포기하지않고 끝내 극복해가는 모습이 감동을 넘어 존경으로까지 번진다. 

왼손잡이라는 당시 시대의 편견과 타인의 시선에도 꿋꿋이 살아주는것은 그 아들로 짐작되는 같은 왼손잡이에게도 조금더 나은 세상을 선물해주는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기성세대들도 아니 작게는 우리아빠들도 우리 자녀들에게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선물해주고싶을것이다. 그렇기에 어쩜 그 일환으로 나의 딸들을 위해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것일지도 모른다.

2주차는 기 예약된 가족여행으로 불참했으나 3주차 봉평 탐방은 다행히 또 참석할수 있었다.

하얀 메밀꽃이 만개하고 마침 메밀꽃축제 오픈일때 그곳에 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도 많고 복잡했으나 또 그안에서 많이 보고 느끼고 올수 있었다. 이효석의 작품하나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것이 정말 대단한 문학의 힘이다.

새삼 이효석의 메밀꽃필무렵 작품으로 나 역시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조금더 소중한 마음으로 사랑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메밀꽃을 보고도 아름답다고 느끼지못한다면 그건 이미 삶의 의미를 상실한거나 다름없다. 우리네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많은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며 공부하는 태도가 필요한것같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삶..그게 인문학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남의 시선이나 눈치에 의해사는 게 아닌 내 스스로의 주관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능동적인 삶도 배워나가는 요즘이다..

다음 주자 윤동주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서은이 아빠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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