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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높이, 생각 깊이 (청주 고인쇄 박물관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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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성재
댓글 0건 조회 904회 작성일 17-09-0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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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높이, 생각 깊이 (청주 고인쇄 박물관을 다녀와서)

하늘 높이, 생각 깊이 (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다녀와서)

오 성 재

무덥던 계절이 끝나가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초가을 하늘이 높다. ‘길 위의 인문학테마 기행으로 청주로 향했다. 이른 아침 도서관에서 배려한 버스에 참관인으로 동승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만, 백견이 불여일행임을 확인한다. 수리 중인 인쇄박물관 맞은편에 금속활자주조 전시관을 들렀다.

 

직지심체요절의 모의 제본 시연을 지도교사의 지시에 따라 한지 뜨기 한 채 망을 걸러 조심스레 백지를 떼어내 건조대에 말리는 동안 금속활자와 목활자의 단어 찍기 탁본을 마친다. 표지로 사용할 겉장에 능판화 문양을 맨 돌로 문질러 양각의 무늬가 선명하도록 문질렀다. 규격 맞춰 내용물을 제본해 간다. 5심지 중 3심지에서부터 철끈을 시침에 끼워 좌우 구멍을 꿰어 연결해 가다 마지막 3심지의 출발선에 돌아와서 마무리를 하고 책갈피 속에 매듭을 묶는다.

 

겉은 완전한 철끈의 연속적 이음만이 있어 견고함과 매끈함이 조화를 이룬다. 실험으로 만든 제본이 야릇한 흥분과 선조의 지혜를 확인하는 경외감을 체감한다. 그야말로 일 체험 일 지혜가 이를 두고 이름일까? 오전의 흥분을 환기하고, 점심 후 금속주조 전시관의 활자 주조 시연이 이어졌다.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이 사용되는데 주물사주조법 제조과정으로 먼저 어미 자를 새긴 모형을 거푸집 형틀에 넣고 모래로 다져 상하 분리된 거푸집을 결합한다.

 

어어 공간이 생긴 틈으로 쇳물을 붓고 식힌 후 형틀을 분리해 활자를 탄생시킨다. 조판과 인출까지는 시간상 다 시연을 볼 수는 없었어도 금속의 활자의 형성의 일련의 과정을 가까이에서 체험했다. 독일의 구텐베르크의 “42 행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고려 우왕 3(1377) 이곳 흥덕사에서 직지를 금속활자로 인쇄했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4차에 걸친 지식정보혁명을 통해 발전했다. 첫 번째로는 문자나 몸짓이나 소리로, 두 번째는 문자나 각종 부호, 세 번째는 금속활자를 사용하여 책을 통해 대량의 정보전달을 하였고, 마지막으로는 컴퓨터의 발명으로 초고속 초 대량 정보 검색이 가능했다. 태전도서관의 주관한 이번 테마 기행은 겉으로의 시각적 학습보다 손으로 만지는 체험적 소양의 인식은 연령을 초과해 체험한 유익한 행보였다. 흥덕 사지와 전각을 마지막으로 들러보고 귀로에 올랐다. 차창의 하늘은 높고 생각은 문화의 탑을 조금씩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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