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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참가 강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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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태영
댓글 0건 조회 898회 작성일 16-11-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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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참가 강사 후기

진양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참가 강사 후기입니다.

 

1. 일시: 2016. 9.1.(목) 10:00 ~ 12:00

2. 주제: 백세인생 <우리 동네 책맘의 출판 도전기>

  

인문학, 사람을 말하다!

이문희 (진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그 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우리 이야기를 글로, 말로 알렸지만 인문학 강의 제안은 부담이었다. 인문학이란 말이 주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나 나름대로의 정의를 하고 나니 길 위의 인문학 첫 강좌에 대한 가닥이 잡혔다. 인문학은 별스럽게 어려운 일이 아니고 살아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혼자 사색하는 것이 인문학이 아니고 내 이웃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할 말이 많다. 항상 누군가와 어울려 살아왔고 살고 있고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어울리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생각을 다듬어왔다. 10년 세월, 동네 아파트 작은도서관에서 이웃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인문학이 곳곳에서 둥 둥 떠다닌다. 아는 척, 잘난 척 하는 철학자들, 일부 독서애호가들의 전유물처럼 생각되던 인문학이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화면에 떠다닌다. 곳곳에 강좌도 많다. 길 위에 인문학이 넘쳐난다. 드디어는 나처럼 평범한 보통 아이 엄마가 인문학 강좌의 강사로 사람들 앞에 서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어색하고 어려운 자리로만 생각했다. 다행히 나는 개인이 아니었고 함께 그림책을 만들었던 모임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논개 이야기, 남명 조식선생 이야기를 어린이들 대상 그림책으로 만들었던 지난 4년을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그동안 좀 뻔뻔해지기도 했다.

강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함께 해온 회원들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보았다. 나처럼 평범한 아이 엄마들이었다. 음식 쓰레기 비우러가서 몇 시간씩 수다 떨고 가을이면 맛난 배를 깎으면서 올해는 배가 덜 달다고 이야기하는 사이, 집에 있는 녹차를 보온병에 담아 가좌산에 올라 함께 마시던 사람들, 그들이 함께 만든 이야기였다. 지나고 나니 참 잘 놀았다 싶다. 그냥 함께 해온 놀이였다. 아이 엄마로 부끄럽지 않으려 했고 우리 놀이에 아이들도 함께 하고 싶었다. 거창한 위인전을 만들기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매체,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잘 놀아보고 싶었다. 위인을 만들기보다 바르고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다. 우리 책이 그 목적에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기 바란다.

인문학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인문학이라면 떠오르는 공자, 맹자, 부처, 소크라테스, 이런 성인들도 혼자 책만 읽은 사람들이 아니라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이들이다. 의도를 갖고 계산된 일이 아닐 것이다. 정치판에서 돈과 명예와 권력을 노리고 사람들을 선동했을까? 어쩌면 이 분들은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롭게 살라고 했고 자유롭게 살았던 이들이다. 그런데 인문학이라는 말이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고전을 많이 읽었고 기업 총수가 그런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지운다. 왜곡된 인문학일 것이다.

이와 함께이 모임 또한 유명해지려고 한 일이 아니었다. 돈을 벌려고 한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아이 키우는 엄마로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했다. 아이들이 자라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는 과정에 작은 오솔길 하나 만들어주고 싶었다.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뚫어주기보다 숲 속 오솔길을 걷게 하고 싶었다. 모르는 세상에 대해 피하지 않고 호기심을 갖고 알아나가고 그들의 작은 오솔길을 걸으며 생각하게 하는 일, 그런 길잡이가 인문학이라 생각한다.

나는 201691, 진양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강좌 첫 번째 이야기꾼으로 초대받았다.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이 늘 부담이다. 너무 크고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은 것처럼 무겁고 땀나는 일이다. 그래도 용기를 내봤다. 내 아이에게 이야기 하듯이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신 분들과 그 자리를 마련해주신 진양도서관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내게 숲 속 오솔길을 알려주신 분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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