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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눈으로 세상 보기 - 이수정 참가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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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서구립우장산숲속도서관
댓글 0건 조회 676회 작성일 18-07-12 14:30

본문

제 3강  7월 3일 화요일.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에 대한 토론  (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2003년작 )
강 사 :  한창욱 ( 숭례문학당, 영화평론가 )
장 소 :  우장산숲속도서관

줄거리)
"이름이 뭐야?"  "조제."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츠네오는 손님들로부터 할머니가 끌고 다니는  수상한 유모차에 대해 듣게 된다.  어느 날, 소문으로만 듣던 그 유모차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조제라는 이름의 한 여자를 알게 된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보고 싶었어."  강렬했던 첫 만남 이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호랑이, 물고기 그리고 바다를 보고  싶었다던 조제. 그녀의 순수함에 끌린 츠네오의 마음에는 특별한 감정이 피어난다.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뜨거운 감정을 나누는 날들도 잠시,
 츠네오와 조제는 이 사랑의 끝을 예감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기전에)
영화속에서 츠네오는 조제와의 추억을 동영상이 아닌 사진에 담는다.  왜일까?  동영상은 현재 진행형을 보는 느낌이라 과거의 순간들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고, 사진은 과거의 모습이나 지나간 기억의 순간을 정지시켜 영원히 간직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과거의 추억을 보면서 현재와의 차이를 느끼고 회한에 잠기게 하는 장치로 동영상은 사진을 따라갈 수가 없다.
영화는 시간의 예술이다.  필름으로 찍고 그 찍힌 상태마저 편집의 과정을 거쳐 현상하면 시간을 조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런 특징을 가진 영화속에서 정지된 시간을 기록하는 사진을 추억의 도구로 집어넣음으로서 주인공들이 과거에서 느낀 감정을 더 디테일하게 따라 갈 수 있게 만든다.  영화에는 몽타쥬 이론이 있는데 A컷과 B컷을 붙여서 새로운 C컷의 의미를 탄생하는 변주법적 기법이다.  우리는 이렇게 만들어진 컷들을 보면서 전 장면과의 연관성까지 생각해보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토론 논제)
1.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일본 영화로 <메종 드 히미꼬>, <금발의 초원>을 연출한 이누도 잇신의 작품 입니다.  일본 유명 젊은 배우들인 이케와키 치즈루가 조제 역을, 츠마부키  사토시가 츠네오역을, 우에노 주리가 카나에 역을 맡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작품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별점과 함께 감상평을 간단히 나누어 봅시다.
영화속의 여러 장치들이 이미있게 다가와서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감동과 여운이 길게 남았고, 나의 해석이 맞나 하는 의문점을 내내
가지고 영화를 보았다.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 나의 청춘과 닮은 듯 했다.
 이 영화를 사랑 영화라고 해야 할지, 성장 영화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2.  조제는 보육원에서 빠져나온 후 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조제를 세상에 드러내길 꺼립니다.  또한, 조제는 같은 보육시설 출신인  코지를 아들이라 부르며 이따금 찾아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조제의 이런  삶을 어떻게 보시나요?  할머니는 조제를 사랑하고 걱정하기 때문에 보호하기 위해 더 가혹하게 대하는  것 같고, 오랜 힘든 생활에 지쳐 새로운 삶을 꾸릴 의지가 없어 보이는 인물이다.  코지는 속마음과 겉의 표현은 다른 인물이라 오해를 살 수 있는데, 조제는 그런 오해없이 그를 받아들인다.  조제는 사람들의 결핍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으며  그게 조제의 매력이 될 수도 있고, 그게 비극의 시작일 수도 있다.

3.  츠네오는 조제를 처음 본 이후 점차 조제와 가까워 집니다.  조제의 유모차를  개조하여 함께 나들이도 가고, 집수리를 돕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조제를 향한  츠네오의 관심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츠네오의 조제에 대한 감정은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을 것이다.  나중에는 사랑으로 발전을 하게 되며 조제와의 사랑을 통해 더 많이 변한 사람은 츠네오이다.  감정의 변화가 더 많이 일어난 인물도 조제가 아닌 츠네오였다.

3-1.  카나에는 츠네오에게 각별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츠네오가 조제와 만나자  조제를 찾아가 따져 묻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카나에와 츠네오의 관계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크게 의미있는 관계로 보이지 않았다.  서로 필요에 의해 만나던 관계 같다.
    흔한 그 나이 또래의 인스턴트적 사랑이었던 것 같다. 

4.  영화 후반부, 조제와 츠네오는 헤어집니다.  츠네오는 조제의 곁을 떠나며 멈추어서 울기도 하지만, 조제는 이별에 대하여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두 사람의 이별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제는 처음부터 이 관계의 끝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조제는 책을 통해  모든 걸 배우기 때문에 사랑도 좋아하는 사강의 책을 통해서 배웠을 거 같다. 
    조제는 성숙한 사랑의 방식을 체득하고 있어서 츠네오처럼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을 것 같다.  조제가 겉으로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다.

5.  조제의 본명은 쿠미코 입니다.  하지만 조제는 프랑수아스 사강의 <한달 후,  일년 후>의 주인공 '조제'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길 원합니다.  조제의 이름은  영화의 제목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란 제목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조제는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사강의 소설속 주인공처럼 자유연애를 꿈꾸는  느낌이다. 호랑이는 조제가 츠네오랑 함께 있을 때, 물고기는 조제가 자기 혼자  남겨졌을 때를 비유한 표현인 것 같다.  호랑이는 조제가 극복해야 하는 무서운  현실을 의미하고, 물고기는 그 현실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다.

6.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조제와 츠네오의 변화, 두 사람의 사랑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랑영화이거나 성장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가 둘 중 어느 쪽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성장영화이다.  주인공들이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성장 영화이다.
    사랑을 빙자한 성장영화이다.  사랑을 통한 성장으로 자기 삶을 알차게 살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다.  츠네오는 성장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인 것 같다.
    페미니즘적인 요소가 있는 조제의 성장을 모습이 담긴 영화인 겉 같다.


*  이런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가 3회정도 지나면 수강생들이 절반 정도로 확~  줄어든다는 것이다.  시간에 맞춰 출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영화를 보고  토론 준비까지 해야하니 수월하고 녹록한 수업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수업은  수강생들이 줄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입소문이 나면서 새로 수강생이 찾아오는  효과까지 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영화속에서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 타인의 생각에 공감하는 것에 얼마나 목말라하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모든 좋은 영화들은 성장물일 수 밖에 없다." 라는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주의 영화 토론 시간이 기다려본다.  (*)





[출처] 7월 3일 화요일. 3강.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년작) 관람 후 토론|작성자 road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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