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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도서관] 1차 그때를 아시나요? 가파른 피난의 언덕 부산 - 탐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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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정
댓글 0건 조회 781회 작성일 17-07-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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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도서관] 1차 그때를 아시나요? 가파른 피난의 언덕 부산 - 탐방 후기

<부산 금정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차 탐방 : 그때를 아시나요? 가파른 피난의 언덕 부산 - 참가자 : 김미령>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부민동 소재 임시수도기념관이었다. 

1926.8.10. 준공된 경남도지사 관사를 한국전쟁 중 임시수도 시절에는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었고, 1983년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이전된 후 부산시에서 건물을 매입, 다음해 임시수도기념관으로 개관한 것이다.  

2개동, 대통령관저와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1층에는 응접실과 서재, 내실, 거실, 식당, 욕실 등 임시수도 시기의 모습으로 연출돼 있었으며 2층에는 전시실과 회상의 방이 있었다. 

당시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었던 ‘밀다원 다방’을 재현하여 생활상의 일면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다음으로 임시정부청사로 갔다. 

경남도 청사로 사용되던 것을 부산이 임시수도가 된 1953년부터 서울 환도시까지 약 3년 간 두 차례 정부청사로 사용되다가 경남도청 이전 후 부산지방검찰청 청사에서, 현재는 동아대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아픈 역사를 간직한 건물로 가치가 있는 문화재이기도 하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은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 청동기를 거쳐 철기시대까지 다양한 유물들을 해설과 함께 잘 전시하고 있었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국가지정 문화재를 보유한 곳이기도 하며, 특히 도자실에는 시대별 도자기들을 아주 다양하게 소장하여 볼거리가 풍부하였다. 

금정구와는 거리상 다소 떨어진 관계로 평소 방문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들러 정말 좋은 유물들을 볼 수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 오후에 들른 세 번째 방문지는 부산근대역사관. 

1929, 일제 수탈기구인 동양척식회사로 건립되었으며 광복 후 약 50년간 미문화원으로 사용되다가 1999년 부산시에 반환되어 2003.7.3. 부산근대역사관으로 개관하게 되었다. 

2층 전시실은 일제 침략과 수탈로 얼룩진 근대사를, 3층은 제국주의 세력의 침탈상을 상세하게 볼 수 있도록 대청동거리를 재현해 두었다. 이후 도로건너 보수동 헌책방골목을 둘러보았으며, 성공회 부산주교관건물과 붉은 벽돌색의 성공회교회 건물도 보았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이었으나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는 그 모습에서 여러 감정이 솟아올랐다. 

네 번째로 조선시대 초량왜관이 있던 용두산공원으로 갔다. 용두산은 산세가 흡사 용모양으로 일본에서 침범해오는 왜구들을 삼켜버릴 기상이라 용두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광복 후 일본인들의 신사는 철거되고 고목들이 불에 타 초라해졌다고 한다.  

자유당 시절엔 이승만의 호를 따 우남공원이라 하다가, 4.19 의거 후 다시 그 이름을 되찾게 되었다. 

동광교회를 끼고 돌아 내려와 광복로 쪽으로 들어섰다. 

구 시청 쪽에서 광복로를 향해 서서 문교수님이 “저기가 밀다원 다방 위치입니다.” 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좀 떨어진 곳에 공사를 하고 있는 건물이 왼편으로 보였다. 

우리가 무심코 걸어 다녔던 길, 지금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고 말 그 길이, 역사의 기억 속에 있던 장소란 걸 모르고 있었음을 깨우쳐 준 순간이었다. 

이제 광복로를 걸으면서 쇼핑만 하고 수다만 떨며 다닐 순 없을 것 같다.  

어제의 역사를 알고 그 현장의 이야기를 안 이상은 그곳은 스쳐 지날 수 없는 의미 있는 장소로 다가올 테니. 

마지막으로 백산 안희제 선생님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리기 위해 세운 백산기념관으로 갔다.  

선생께서는 이곳에 백산상회를 설립, 운영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여 지원했으며 독립운동의 중요거점으로 활용하였다.  

기념관 앞에는 선생의 생가에서 옮겨 심은 모과나무가 좁은 터임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뿌리내려 무성하게 가지를 뻗어 여름날의 뜨거운 볕을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까지 가져다 줘, 나무 밑 벤치에 앉은 나그네의 땀을 식히는 쉼터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 옛날 선생님의 목숨 바쳐 하셨던 독립운동의 정신을 그렇게 이어받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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