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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숫골도서관] 『덕혜옹주』 ‘권비영’ 작가 특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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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약숫골도서관
댓글 0건 조회 802회 작성일 17-08-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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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숫골도서관] 『덕혜옹주』 ‘권비영’ 작가 특강 후기

덕혜옹주권비영작가 특강 소감문

정경아

 

권비영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얼마 전 선생님의 작품 중 위안부를 소재로 한 몽화를 읽은 후라 가슴이 먹먹한 터였다. 선생님의 작품은 문체도 여성스럽고 서정미가 은은하게 풍겨 나온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고결해진다.

초복이 지나간 후라 매우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좌석을 빼곡하게 채울 만큼 선생님의 강의는 인기가 있었다. 진행자의 매끄러운 인사소개와 함께 등장한 선생님은 온화한 인상을 지녔고 목소리도 맑았다.

선생님은 문학계의 대가인데도 불구하고 첫 번째 화두가 겸손이었다. 무르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항상 겸손하라고 하며 본인을 낮춰서 말씀하였다. ‘길 위의 인문학수강생들이 수필 장르를 공부하고 있는 것을 배려해 수필 장르에 초점을 맞춰 강의하였다. 수필을 쓸 때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담아보라고 했다. 개인의 갈증이 충분히 해갈된 다음 개인사에서 주변으로 확대하는 시선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자기 집안 이야기를 미화시켜서는 안되며 인간 본연의 밑바닥을 드려다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긍정적인 사고보다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사고는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수필집 중 목성균 작가의 누비처네가 기본으로 삼기에 좋고 필사에 유익한 교본이라고 하였다.

수필뿐 아니라 소설도 자전적 이야기 요소가 많은 장르라고 하였다. 현실을 비틀어서 인물과 환경을 변형한 것이 소설이라고 하였다. 구양수의 3법인 많이 듣고 쓰고 생각하며 아울러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글쓰기에 유익한 자세라고 강조하였다.

덕혜옹주의 성공담도 말씀해 주었다. 문학과 영화가 접목되어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하였다. 오늘날은 활자보다는 영상매체가 대중에게 가깝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는 매개를 연구하는 것이 좋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 작가를 깊이 연구해 보고 느린 독서인 필사를 통해 작품을 깊이 읽어보라고 하였다. 기존에 있는 질서를 의심해 보며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쓰지 말고 시야를 넓히고 부지런히 다니면서 자극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신화에 대한 연구를 하며 글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우리 신화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서양의 신화가 아이들의 정서를 잠식하고 있는 것을 탄식했다. 선생님은 교육계와 문화계가 앞장 서 우리의 신화를 알리려고 노력을 한다면 훗날 한국 신화가 문화의 아이콘이 될 거라고 확신하였다. 과연 소재를 찾는 눈이 탁월하신 분이였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은 나를 채우는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주문하였다. 선생님의 조언을 하나하나 새기며 백지 같은 내면을 채워나가고 싶다. 선생님의 주옥같은 강의를 들으면서 앞으로 글을 어떤 자세로 써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강의를 마친 선생님 곁으로 가서 책 몽화의 속표지에 친필 사인을 받았다. 책에 가만히 손을 대어 보니 선생님의 온기가 남아있는 듯하다. 선생님의 신화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날을 고대한다. 나의 글쓰기 여정도 이제 돛을 올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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