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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그림으로 읽는 예술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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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튼
댓글 0건 조회 390회 작성일 19-07-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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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미술관을 다녀와서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에 다녀왔다.
몇 년 동안 꼭 한번 가봐야지~ 맘먹고 있었는데 운좋게 화가 박수근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동해시립 북삼도서관에서 열리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덕분이다.

가는 길은 조금 멀고도 험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한 빠른 길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녹음이 짙은 한계령의 절경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가자는 의견에 굽이굽이 험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는 한계령에 올랐다. 안개 낀 한계령 휴게소,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모든 풍경이 선명하게 드러난 것보다 어렴풋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아스라한 느낌도 좋았다.

시래기로 유명하다는 박수근의 고향 양구, 시래기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도착한 박수근 미술관.
화강암으로 지어졌다는 원형 돌담을 돌아 박수근기념전시관으로 들어갔다.

“박수근은 어린시절부터 까칠까칠한 모래에 앉아 늘 그림을 그렸고, 사람의 형상은 주로 사각형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대부분 마사토로 이루어진 고향땅에서 그림을 그리며 어린시절을 보낸 박수근 선생님이 화강암과 같은 질감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 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라는 미술관 관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박수근 그림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느낌 그대로 정겹고 따스하게 다가왔다.

박수근의 그림에는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빨래하는 여인들, 아기를 업은 여인, 노상의 아저씨 아줌마들, 그동안 단순하고 평범하게 보아왔던 그림에는 우리의 깊은 한구석을 건드리는 그런것이 있지 않은가 싶다. 아내 복순씨와의 일화로도 유명한 박수근의 ‘빨래터’는 서울 리움미술관에 있다는데 꼭 한번 가봐야겠다.

박수근의 숨결이 흐르는 듯한 파빌리온 그리고 현대미술관까지 관장님을 따라 한바퀴 돌았다.
제3회 박수근미술상을 받았다는 이재삼 화가의 특별전도 볼수 있었다. 목탄을 이용한 <달빛>시리즈는 놀라울 정도로 적막함이 엿보이고 신령스럽기까지 했다.

미술관을 나서면서 몽실언니가 연상되는 ‘아이 업은 여인‘이 소박하게 그려져 있는 에코백을 하나 샀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에 열린다는 ‘박수근마을 장터’에서 마을 어르신이 공들여 다듬어놓은 더덕까지 사들고 왔다.

박수근 생가터에 세워진 미술관에서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작품뿐 아니라 박수근의 생애와 삶의 흔적까지 온전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엄선미 관장님의 바람대로 ‘고흐의 오베르’나 ‘모네의 지베르니’처럼 양구 정림리 박수근마을도 문화마을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2019년 7월 6일 토요일
동해시립 북삼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수강생  정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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