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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립증산정보도서관] 내 인생을 바꾸는 여행 (2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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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나리
댓글 0건 조회 801회 작성일 17-09-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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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립증산정보도서관] 내 인생을 바꾸는 여행 (2차시)

 

9시 30분, 증산정보도서관을 향하며.
지난 화요일 강의는 여행을 그리고 기획하는 시간이었다면 오늘은 실제로 그려진 그 길을
찾는 시간으로 실습을 나가는 길이다. 은평 신도시 구파발에 있는 한옥마을과 진관사. 혁신파크, 응암동 감자탕으로 유명한 대림시장을 찾는 일정이다.
이삼일 전 비오는 날, 셋이서 문학관을 찾으며 만났던 한옥마을, 한옥마을에 근무하는 해설사가 은평의 역사적인 의미, 지역적인 특성 등에 대하여 소상히 설명을 해 준다. 서, 남, 북, 동의 교통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새삼 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함께 슬그머니 자부심도 올라왔다. 이번 주 여행의 주제인 '우리들의 은평 마을 보물찾기' '은평 마을 역사 찾기'의 시작이다.
진관사 방문은 숲 해설가인 유갑순님의 안내로 시작이 됐다. "내 인생을 바꾸는 여행"이란 인문학 강의를 함께 수강하는 분인데, 실습지로 선정된 한옥 마을과 진관사의 자료를 맡겠다고 자원했던 분이다. 해설과 함께 만나는 숲길은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비 내린 뒤의 청정하고 우렁찬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일주문을 거쳐 시작된 진관사 탐방은 절집에 이르는 숲 길을 걸으며 또박또박 명쾌한 말솜씨로 새로운 체험을 하게했다.
땡그랑 종소리를 울리며 30초간의 명상시간을 갖게 하고, 오동나무 잎은 따서 줄기를 매만져 풀피리 소리를 듣게 하고, 산초 잎 두어 개를 얼굴에 붙여, 여름 숲의 모기를 퇴치하게 했으며 누리장나무의 열매가 가을이 되면 얼마나 아름다운 여자의 장신구 (브로치 대용으로)가 될 수 있는지. 한발 한발을 걸으며 전해주는 새로운 소식들은 나무와 숲과 계곡이 더욱 새롭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해 주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글귀가 오늘만큼 실감됐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오늘 진관사의 그 숲이, 그 나무들이, 그 계곡의 물소리가 성큼성큼 내게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극락을 향해 건넌다는 극락교, 마음을 씻어 준다는 세심교. 삼일 운동의 거사가 모의되고, 태극기를 은닉해 두었다던 칠성각, 8월이면 활짝 필 경내의 배롱나무(이 배롱나무는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며 나무줄기를 손으로 건드리자 줄기위의 나뭇잎이 파르르 움직였다), 어느새 활짝 핀 연꽃등......
말만 은평구에 살았던 것 같다. 그럴 때 요즘 흔히 말하길 '무늬만 은평 사람'이라 말해도 될 것 같다. 불광동에 있는 혁신파크를 찾으며 딴 나라에 와 있는 것 같다는 느낌, 그야말로 뭔가 '혁신'이 눈앞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면 그건 아마 어느새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임을 느낌으로 내가 인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도 잠시, 골목시장이라는 대림시장을 찾으며 아직도 훈훈한 장터의 체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장터에 서서 맛봤던 메밀전병, 시장을 나오며 어느 자매가 먹어보라 쥐어준 보리개떡, 그것이 훈훈한 인심의 흐름이 아닐까 싶으니 오늘 여행 실습의 마무리는 따듯했던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는 어느 카페 앞, 아줌마들이 우르르 문 앞을 가리고 서 있는 것이 영 마뜩찮았던지, 알바생이 나와 한마디 "이 업소에 들어 올 것 아니면 비키세요." 조금 비켜서긴 했지만 그 친구 다시 나와 빗자루를 들고 쓸기 시작한다. ‘이봐, 비키지 않으면 당신들도 다 쓸어 버릴거야’ 라는 기세로 어깨에 가득 든 힘으로 비질을 한다.
여행실습 마지막에 빗자루로 쓸려 신문에 날 뻔한 것, 이것도 이번 시간에 빼 놓을 수 없는 얘깃거리.
실습을 끝내고 다시 도서관으로.
여행지도를 그려보라는 나효우 대표님의 실습시간은 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다. 주제, 코스, 대상, 일정, 비용이란 항목을 짚어가며 만들어
보는 계획은 무작정 좋아서 떠났던 여행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치밀하게 기획해
나가는 여행의 새로운 방법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 참가자 김미자(2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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