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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립구미도서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차 참가 후기_이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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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근영
댓글 0건 조회 992회 작성일 16-11-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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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립구미도서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차 참가 후기_이희남

작성자: 이희남 

  

찌는 듯한 한 여름의 날씨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잠을 설쳐 몸과 마음이 찌뿌둥한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시원한 소낙비로 뜨거운 대지의 기운과 끈적해진 나의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으면 합니다. 

폭염이 시작된 지난 720일부터 오는 83일까지 [인문, 연극으로 듣다, 보다, 생각하다 소나기 속에 서다]라는 주제로 강연과 연극 그리고 체험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주제와 딱 어울리는 시기에 문화행사를 열어준 경북도립 구미도서관 그리고 행사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바쁘지도 않은 일과를 핑계로 막상 첫 강연날이 다가오자 참석할 자신감이 없어졌습니다. 수강신청을 할 때는 관련 도서와 정보를 찾아 주제에 푹 빠지고 싶었는데, 강연 이틀 전 빌린 황순원의 단편집 달랑 하나 준비하고는 하루 전에야 소나기를 읽어봤습니다. 아는 줄거리에 한번 쭉 읽어보자고 잡은 책이었는데 제 몸과 마음은 아주 천천히 그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한 구절 읽을 때 마다 뭔가를 생각하고 느끼고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느끼지 못한 감정들이 느껴지고 다 큰 어른이 혼자 웃기도하고 가슴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얼른 내일이 와강연장으로 맨 먼저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책에서 느낀 감동은 김종회 황순원문화촌 촌장의 명강연에 한번 더 벅찬 감동을 받았습니다. 황순원 작가의 문학과 더불어 가치관 그리고 삶을 엿볼 수 있어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꼭 한번 제 아들녀석들과 함께 문학촌을 방문해 더 많은 그의 향기와 문학작품들을 느끼고 싶습니다.

 

다음 강연의 주제는 연극으로 만나는 소나기였는데 강연장에 미리 참고도서를 준비해주신 행사관계자분의 배려로 강재림 작가의 소나기2”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2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에 연극의 무대가 그리지고 있었습니다. 소탈하고 정감가는 작가님의 강연으로 연극의 이해와 원작과의 연관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연극 관람 후 참여활동이 있었습니다. 연극소나기2”와 관련된 주제로 만들어진 힐링토크쇼에서는 수강자들의 솔직하고 인생의 무게가 느껴지는 좋은 이야기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극배우들과 연극체험활동은 좀 더 솔직하고 밝은 나를 만들어 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말하기 부끄럽지만 최근 저는 여행과 문화에 관련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행사로 문학이 내 삶에 아주 좋은 문화생활을 만들어 주는 도구라는 것을 깨달은 점이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를 진행한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인사와 더불어 한 가지 바라는 희망사항을 적어봅니다. 위의 행사처럼 우리 지역에서 한 가지주제를 가지고 문학, 음악, 공연 등의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행사를 듣고 보고 느끼고 싶은 행사 꼭 다시 열렸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후기모임 주제: 소나기 속의 나

 

작성자: 이희남 

 

소나기3 (소나기 속에 서다)

 

정호는 오늘도 술에 취해  

횡단보도 앞에 비틀거리며  

녹색불을 기다리고 있다. 

유난히 오늘은 서 있기가 힘들다. 

찌는 듯 한 여름밤이, 폭염이 온 몸을 누르는 것 같다.  

그냥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편 편의점을 뛰어가고 싶은데  

아들같은 어린아이가 엄마손을 잡고 있다.  

마른 하늘에 왠 날벼락.  

천둥소리와 함께 굵은 빗방울이 내 이마에 부딪친다.  

파란 불이 되려면 2분이상은 더 있어야한다. 

하늘을 바라봤다.  

가로등 조명 때문인지 떨어지는 비는 꽤 아름답게 빛났다.  

잠깐 주위를 둘러보니 갑작스런 비로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비를 피하고 있었다.  

... 근데 정호는 머뭇거리며 서 있다.  

분명 어정쩡한 스탠스로 타이밍을 놓친게 분명하다.  

결정을 해야 했다.  

정호는 샤워부스에 달린 해바라기 샤워기에서 씻을 때처럼 그렇게 소나기 내리는 하늘을 보고 있다.  

얼굴에 닿는 비가 오늘 내가 겪고 느끼고 본 모든 부정의 것들을 씻어내는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비는 세차게 내 얼굴을 때리며 멈추지 않는다.  

씨익 웃는다.  

이대로 잠시만, 아니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한다.  

이 비가 그치지 전에 더 느끼고 싶었다.  

그래 욕심이었다.  

잠시 약해지는 비와 함께 내 마음도 몸도 차분해진다.  

신호가 났다. 우리의 정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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