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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중앙도서관]포노 사피엔스 과학을 읽다 강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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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일우
댓글 0건 조회 780회 작성일 17-07-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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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중앙도서관]포노 사피엔스 과학을 읽다 강연 후기

<길 위의 인문학 : 포노 사피엔스 과학을 읽다>  강연 후기 

                                                                                                                                                                                      서지은 

 

   종강을 하고 방학이 되자마자 학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 : 포노 사피엔스 과학을 읽다> 행사에 참석했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라고 한다. 내가 바로 포노 사피엔스라고 볼 수 있겠다. 나는 사회과학대 학생으로서 이번 학기부터 융합공학 연계전공을 시작하게 되면서 연계전공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참석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행사였지만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강의라서 그런지 학생이 아닌 분들도 많이 보였다. 인문학과 과학을 접목한 강의로, 나는 사실 과학에는 큰 관심이 없고 기존 지식도 없는 상태였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교양을 쌓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첫날 주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서양 중심의 과학사에 대한 의문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에서 언급되는 과학주의적인 관점을 소개하면서 당시의 과학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식민지 시절로 인해 우리나라가 과학적으로 발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강사님께서는 기초 과학에 대한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면서 과학 교육의 문제점을 언급하셨다. 오늘날까지도 과학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근대화·산업화를 위한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는 두 시간동안 진행되었고,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졌다. 쉬는 시간에는 학교에서 빵과 물을 나눠줘서 저녁을 때울 수 있었다.  

 

   둘째 날은 <과학의 시선으로 인문학을 통찰하다>였다. '··'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역시나 어려웠다. 작년에 과학과기술명작세미나 수업을 들으면서도 참 이해하기 힘들었던 책이다. 둘째 날 강의를 듣고서는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삶을 바꾸는 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과학 기술의 발전과 도덕의 진보는 함께 가야한다는 것을 한 번 더 인식하게 되었다. 마냥 기술이 발전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지금도 기술의 발전에 비해 사람들의 도덕적 의식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발전된 과학기술을 올바르고 적절하게 사용해야만 디스토피아가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과학기술에 대해서 너무 인간중심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정의롭지 않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인간중심적인 태도를 버리기는 어렵지만, 항상 우리가 자연과 공존하고 있으며 상호작용한다는 사실 역시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낯선 존재로 인식하는데 과학에 친근감을 느끼고 자주 접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의 인생에서 아예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영역이 바로 과학이었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꼭 강의에서 다루었던 책들을 전부 읽어볼 계획이다. 

 

   마지막 날인 토요일에는 학교가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우선 학교에서 다 같이 집합한 다음에 초등학생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에 초등부랑 일반부가 나뉘어서 이동했다. 중학생 이후 처음으로 와본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였고 압도적이었다. 상설 전시관을 관람했는데, 그 중에서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이루어진 문화 유물들을 감상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과학 문화재가 많이 있었다.  

 

   한국의 과학사에서 세종 즉위 시절이 가장 빛나는 시기이며 모든 방면에서 뚜렷한 성취가 있었고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심지어 당시의 수준은 서방은 물론 아랍이나 중국의 기술도 압도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 쇠퇴하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 세종은 당시 조선의 지역성을 부각시켜서 중국과 다른 조선을 강조했는데, 이런 독자성이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모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리게 된 문화재들에 대해서 직접 강사님께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가장 맘에 들었던 문화유물은 고려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금속 활자인데, 제작하는 동영상을 보니 더욱 신기했다. 금속활자 같은 경우 한자의 특성으로 인해서 확산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 우리도 알파벳처럼 간단했으면 더욱 확산되어서 구텐베르크보다도 뛰어난 명성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인 직지가 한국이 아닌 프랑스에 있다는 사실도 아쉬웠다. 아시아의 작은 국가라 그런지 이렇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례를 볼 때마다 씁쓸하다.  

    

   지도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 지리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들인데, 그냥 지리 과목에 국한해서만 생각하다가 강사님께 과학적인 내용으로 설명을 들으니 새로웠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시기에 만들어진 지도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동여지도를 실제로 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전체 사이즈를 감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부임에도 크기가 엄청나서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동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축척을 사용한 것도 얼마나 대동여지도가 세세한 사항을 고려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앙부일구와 자격루, 측우기 등의 유명한 문화유산을 구경했다. 저번에 인터넷을 하다가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측우기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억지 주장을 한다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심지어 학계의 많은 사람들이 측우기 중국 기원설을 믿고 있다고 한다. 명백한 기록이 있는데도 억지 주장을 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고 약한 국력이 한 번 더 아쉽다. 

 

   사실 볼거리가 많아서 다리가 아프기도 했는데, 정말 긴 시간을 작정하고 구경하면 하루가 모자랄 것 같다.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많이 감상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나중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한 번 더 감상하는 것이 좋겠다. 더운 하루였지만 그래도 무언가 배웠다는 보람을 느꼈다. 사일간의 강의를 빠짐없이 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개인 사정상 삼일밖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평소에 관심 없는 영역이었던 과학에 대해서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서 정말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다른 분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더 많이 참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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