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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립해공도서관] 강동구립해공도서관 4차- 강연 1 (0903) 참가 후기 _ 조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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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동구립해공도서관
댓글 0건 조회 1,025회 작성일 18-09-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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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봉 시인의 이야기 _ 조 왕 래

4차 인문학 「우리소리를 담다」강좌가 9월 첫째주 강동구 해공도서관에서 있었다. 국악은 우리민족의 고유 소리다. 음악도 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가사의 의미도 크다. 이런 가사 내용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하응백」 선생님의 강의와 명창 한명순 선생님의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늦여름 밤의 정취를 돋았다. 첫 시간은 이옥봉 시인의 이야기다. 그녀가 태어난 시대 배경과 남편을 부터 버림을 남편을 그리워하는 구구 절절함이 잘 나타난 있는 시를 들으며 점차 가슴이 먹먹해 옴을 느꼈다.

이옥봉은 옥천군수 이봉을 아버지 둔 첩의 자식이다. 운명적으로 남의 소실로 들어가야 했다. 아버지로부터 학문을 배우고 익혀서 시를 썼다. 그녀의 남편은 파주출신 조원이었는데 조원은 율곡이 생원시 1등으로 과거에 합격할 때 진사시험에 1등을 했다. 그의 학문이 출중했음을 일수 있다.

이옥봉을 조원의 첩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조원은 이미 결혼 했다는 이유로 혼인을 거절한다. 이봉은 조원의 장인(다른 문헌에는 조원의 외할아버지라고도 함)을 찾아간 사위의 첩으로 받아 줄 것을 간청했다. 결국 혼인은 성사되었다. 조원은 혼인을 받아들이면서 기생들이나 하는 시를 짓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시는 첩의 생활이 어쩌면 본처보다 자유로웠다. 본처는 가문을 지키고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키우는 일에 매진하다보니 외지를 떠도는 남편과는 떨어져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첩은 남편을 따라다니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

조원은 크게 출세를 하지 못하고 외직으로 전전했다. 48세에 사헌부 집의라는(지금으로 말하면 검찰청 차장정도의 직책) 벼슬을 할 때다. 조원이 출타 중에 소도둑으로 잡혀간 이웃사람의 아낙이 찾아와 남편이 소를 훔치지 않았는데 억울하다며 관가에 장사(狀辭)를 써 줄 것을 부탁했다. 爲人訟寃(위인송원)이란 시를 써주고 결국 그 사람은 풀려나게 되었다. 爲人訟寃(위인송원)洗面盆爲鏡(세면분위경) 세숫대야로 거울을 삼고梳頭水作油(소두수작유) 물을 기름 삼아 머리를 빗네妾身非織女(첩신비직녀) 첩의 몸이 직녀가 아닌데郞豈是牽牛(랑기시견우) 임이 어찌 견우이리오형조의 당상관들이 이 시를 보고 크게 놀라며 이 글을 누가 써 준 것이냐고 묻자 그 여인이 사실 그대로 말하였다. 이에 당상관들은 그 남편을 풀어주고 그 시를 소매에 넣고 조원을 방문하여 공의 기이한 재주를 늦게 안 것이 한스럽다고 하며 돌아갔다. 손님이 돌아가자 조원은 옥봉을 불러 그녀의 행실을 크게 꾸짖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옥봉이 울며 사죄했으나 조원은 끝내 듣지 않았다. 시를 쓰지 말라고 했는데 시를 썼다는 이유라고 하는데 그 보다는 그의 완고한 성격과 정의로워야 할 사헌부 집의라는 직책이 첩의 행동을 용서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결국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아 효자동 자택에서 왕십리 뚝섬 쪽으로 옥봉은 내침을 당한다. 그 뒤 죽을 때까지 남편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 남편을 생각하는 몽혼(夢魂/꿈속의 넋)이라는 시외 이별이 한이 된다는 이한(離恨 /이별의 한) 시가 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조선최고의 시인이라는 속내를 감출 수가 없었다.

夢魂(몽혼/꿈속의 넋)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밝은 창가에서 님 생각 한이 많아.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겁니다.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離恨(리한 /이별의 한)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술로도 약으로도 다스리지 못하네.
이불 속에서 흘리는 얼음장 같은 눈물
밤낮을 흘러도 그 뉘가 알아주나.
平生離恨成身病(평생리한성신병)
酒不能療藥不治(주불능료약불치)
衾裏泣如氷下水(금리읍여빙하수)
日夜長流人不知(일야장류인부지)

올 것처럼 약속한 임을 기다리는 심정을 잘 나타낸 여자의 정 (閨情/규정)이라는 시도 세월을 뛰어넘어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閨情(규정)有約郞何晩(유약랑하만) 약속을 해 놓고 임은 어찌 이리 늦나庭梅欲謝時(정매욕사시) 뜰에 매화는 다 지려고 하는데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갑자기 가지 위에서 까치소리 들리니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 헛되이 거울 보며 눈썹 그리네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 이옥봉 같은 시인이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주옥같은 시를 더 많이 만들었을 것이다. 남자 여자를 가리고 양반 상놈을 구분하던 시대에 태어나서도 조그만 틈을 비집고 이런 시를 쓴 이옥봉이라는 여성이 참으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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