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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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립서강도서관] Part 2. 인디문화 유람기 3 - 독특함 틈새 '독립출판' 참석후기 (방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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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포구립서강도서관
댓글 0건 조회 510회 작성일 18-09-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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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희곡, 시나리오를 쓰는 나는 정말 멋지고 완벽하게 해내기 어려운 취미를 가지고 있다. 내 마음속 일기로 간직하는 것만으로는 어딘가 채워지지 않아, 매년 집에서 프린터기로 인쇄해서 조그맣게 시집을 만들어 친구들한테 나눠주고 있다. 이러한 초미세한 출판의 습관이 벌써 열두 해가 지났다. 나도 언젠가는 서점을 지나는 누군가가 사고 싶은 멋진 시집 한 권 만들겠다는 설렘으로 마포 서강도서관의 독립출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첫째 날,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를 만나볼 수 있었다. 각종 출판 관련 강의에서 맹활약 중이고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분이라, 과연 얼마나 명강의가 될까 두고 보자 했는데, 진짜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말의 표현과 내용이 톡톡 재미가 되어 터지는 한참 웃고 배우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대표님은 책을 파는 것은 약을 파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셨다. 작은 출판사가 독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책날개를 이용해 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앞글자들을 세로로 읽으면 메시지가 완성되어 독자들이 숨겨진 재미를 찾게 하는 방법, 추리 소설의 결말을 봉인하여 자존심 센 독자들과 한 판 겨루기를 신청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내어 힘없는 출판사가 힘 있게 홍보하는 법을 소개해 주셨다. 특히 극한 환경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익스트림 리딩 대회를 개최하여 독서를 장려하는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나도 꼭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한여름인지라 한겨울 콘셉트로 책도 사람도 얼음이 잔뜩 낀 채로 빳빳하게 얼어서 책 읽는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벌써 나부터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것을 보았을 때 확실히 좋은 마케팅 아이디어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겠다 싶었다. 마치 뛰어난 입담의 약장사가 파는 약이 왠지 효능도 좋을 수 있다는 믿음이 들게 하는 책에는 나오지 않은 엉뚱한 생각이었다.

 둘째 날, 마포 합정동에 오밀조밀 모여 맛있는 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독립출판서점 세 곳을 탐방했다. 첫째 방문 서점은 ‘짐프리’, 몇 페이지 안 되는 작고 가벼운 책들이 많아 책등이 보이게 세워놓으면 책 제목이 보이지 않아 진열할 때 빨랫줄을 이용해 제목이 보이는 책의 앞면을 널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손바닥만 한 책들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몸을 말리고 치장하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독자와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곳 대표님은 만 원을 가지고도 인쇄소에서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고, 집에서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어 온 책도 이곳 서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어 출판 예정인 나의 소소한 책들에게 커다란 희망의 꿈을 불어넣어 주셨다.

 둘째 방문 서점은 카페와 같이 운영되는 ‘가가77페이지’라는 곳으로 저자와의 북 토크를 통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읽는 독자에서 물어보고 말하는 독자로, 독자가 만드는 페이지를 더 넓게 펼쳐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셋째 방문 서점은 ‘땡스북스’로 은은한 햇살의 향기를 담은 따뜻한 조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이번 독립출판 프로그램과 함께하며 독립출판서점에서 어떤 책들이 소개되고, 또 어떤 책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는지 직접 만져보고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마치 손바닥만 한 책들이 내게 먼저 손을 내밀며 펼쳐보면 행복이 올 거라 말하는, 그런 요술 같은 책들이 모여 사는 ‘작은 책들의 마을’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나는 이런 책들과 살면서 꾸준히 악수하고 싶다. 독립출판은 책을 좋아하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내 마음의 가까운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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