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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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립서강도서관] Part 2. 인디문화 유람기 2 - 의도된 차별 '독립영화' 참석후기 (방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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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포구립서강도서관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18-09-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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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피서지로 이만한 곳이 없다. 냇가에 발을 담그고 차가운 수박을 크게 한 입 먹는 기분으로, 행복한 발걸음이 서강도서관을 찾는다. 도서관에서 생각의 여행을 떠나고, 마음의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도 재미있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종종 참석하는 편이었는데, 특히나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길 위의 인문학’ 독립영화! 독립영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수년 동안 단편영화를 만들어 오고 지금은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영화감독 지망생으로서 꼭 듣고 싶은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첫째 날, 김희정 감독님께서 상냥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혹시나 수업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김희정 감독님의 단편 ‘성스러운 소녀’까지 찾아보고 갔는데 감독님도 나처럼 장편영화를 열심히 준비하는 입장이라 하셔서 친근한 마음이 들었다. 다소 엉뚱한 상황에서 재치 있게 만들어지는 작은 영화들이 소개되었는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창작 열정으로 가난한 제작비를 극복하는, 최선을 다하는 역전승의 영화들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이길 때까지 두드리면 결국에는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영화감독 지망생인 나도 희망을 이어가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도 시작은 유별났지, 폼 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항상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비틀어서 쥘 수 있는 도전정신을 키워야겠다.

 둘째 날, 김다형 감독님이 우리들을 찾아주셨다. 감독님은 짧은 머리만큼이나 간결하고 발 빠른 진행을 보여주셨다. 소외당하는 각계각층의 외침을 두 시간의 강의에 담으려면 그만큼 마음이 바쁘고 갈 길이 멀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강의 화면에는 불리한 조건에서 세상을 바꾸려고 싸우는 사람들의 전투적인 모습이 많이 비쳤고, 사회의 무거운 벽을 내려치는 커다란 망치로 사용되는 독립영화들이 소개되었다. 나는 그동안 영화는 예술 그 자체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에 집중하며 영화 작업을 해왔었는데, 어떠한 의미로는 생각을 전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울리는 ‘도구’로 영화가 사용된다는 점에 영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셋째 날에는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잉글랜드 이즈 마인’이라는 음악 성장영화를 단체관람 하였고, 근처 카페로 이동해 짧은 모임을 가지며 프로그램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영화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영화, 1000만이 아니라 1000명도 보지 않는 영화들이 많다. 그 작은 목소리들은 가까이 가야 간신히 숨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분명 자기 목소리를 내며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 맞다. 독립영화감독들이 세상에 용기를 내어 힘겹게 영화를 만들어 내는 만큼 관객들도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좋은 영화를 발견하고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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