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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수원화성을 찾아 나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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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태안도서관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18-09-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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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지만, 그동안의 여행은 사실 겉을 둘러보고 오는데 그치곤 했다. 그러던 중에 태안도서관에서 하는 ‘길 위의 인문학 3차: 역사 속 꿈을 찾다-성곽길!’ 행사 포스터를 보았다. 방송에서나 뵙던 김준혁 교수님이 태안에 오셔서 두 번이나 강의하시고, 수원 화성에서 직접 설명해주신다고 한다.
  강연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에, 비소식이 들려왔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특히 중부지방에는 많은 양의 비가...’ 이런 좋은 기회가 비 때문에 없어지는 것이 아닌지 도서관에 전화해서 문의하였다. 다행히 행사는 비가와도 진행된다고 우의를 준비 중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마침내 찾아온 목요일 필기할 연필과 공책을 챙겨들고 도서관을 향했다. 노인네들만 가득한 작은 강의실이라 교수님이 실망하지는 않으셨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정조 덕후’ 김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에 강의실은 18세기 조선시대로 변한 듯 하였다. 정조가 얼마나 대단한 왕이었는지도 알았지만 그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그의 효심이었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이장하고, 현륭원으로 승격함도 모자라 신도시를 건설하였는데, 그것이 수원의 화성이라 하셨다. 또한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에 대한 효심도 지극하였는데, 다만, 정조가 49세의 나이에 죽어 혜경궁 홍씨가 정조 사후에 수모를 당하였다고 하니,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만큼의 불효가 없음이다.
  화성 탐방을 가는 토요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그래도 기상청이 틀리겠지 하는 기대는 저 멀리 날아가는 듯 했다. 태안교육지원청 현관에서 비를 피하고 있으니 도서관 선생님들이 오셨다. 참석자 명단을 확인하고 이름표와 간식 꾸러미를 나누어주셨는데, 그보다 반가운 것은 수원은 비가 그쳐간다는 소식이었다. 휴게소를 들를 때까지만 해도 비가 내렸지만, 빗줄기는 많이 약해져 있었다. 두시간 정도를 달려 마침내 연무대앞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교수님 얼굴을 뵈서 반갑고, 또 비가 개인 날씨가 반가웠다.
  창룡문으로 시작해서 동북노대, 공심돈, 동정대... 지난 강연에서 얘기하셨던 내용들과, 또 복원이 잘못된 부분에 대한 뒷얘기까지 교수님의 주옥같은 강연이 이어졌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젊은 사람들을 붙잡고, 그렇게 걸어만 다녀서 뭣하냐고 와서 교수님의 설명을 들어보라고 하고싶었다.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고 수원 화성의 꽃 ‘방화수류정’에 도착하였다. 이 곳은 정약용 선생이 설계하신 곳이 아니라 정조께서 지시하셔서 만든 곳이라 하는데, 사방의 모양이 모두 다르고 매우 아름다웠다. 다들 그리하겠지만 수원화성에 온다면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방화수류정과 그 옆의 화홍문으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고 수원화성박물관으로 향했다. 이 박물관을 만드신 분이 또 김준혁교수님이라 하신다. 박물관을 만든 분에게 직접 소장품  설명을 들으니 하나하나 새롭게 느껴진다. 성의 축조방식, 자재 조달같은 세부적인 내용을 듣고, 당시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수원 행차때의 이야기를 사료와 함께 듣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화성행궁을 들렀다. 이곳에서도 느껴지는 정조의 효심.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머물던 공간 옆의 귀퉁이에 정조의 작은 거처가 있었다. 마침 정조대왕 숭모 전국백일장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어린 학생들이 여기 저기 모여 앉아서 글을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흘동안 함께한 교수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태안으로 오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기 전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원래 내내 비가 내릴 예정이었는데, 탐방을 위해서 잠시 비를 쉬어주셨다는 생각도 들었다. 날씨도 도와줬고, 태안도서관 직원분들과 봉사자분들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되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좀 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왔으면 좋았을 껄 너무 나이든 사람들만 모인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내년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석을 하겠지만 그때는 더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도서관 관계자 분들과, 여행의 알맹이를 채워주신 교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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