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립도서관]길 위의 인문학 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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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김 정 옥
행주 산성의 축성기법이 삼국시대 양식으로 한강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치루던 6세기 이전부터 행주산성의 실체가 존재했다고 한다. 행주 산성은 오랜 역사를 통해 전략적 주요요새로 등장하고, 실제 탐방을 통해서 둘러보니 최상의 요새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낮은 덕양산이 평야지대로 이어져 사방이 노출되어 있어, 산 정상에 오르자 탁트인 정경이 펼쳐진다. 산에 오르기 싫어 하기도 하고 걷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나는 언제나 중턱에서 포기하고 주저 앉곤 했는데, 힘든 산행(?)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맑은 하늘과 부는 바람이 날 반긴다. 서남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북악산, 인왕산과 함께 남산타워까지, 동북쪽은 창릉천과 습지대로 서남과 동남이 천연의 해자 역할을 톡톡히 감당했을 것 같다. 동면과 남면은 경사가 급한 험준한 지역이었다. 이러한 지리적인 천혜의 요새였기에 임진왜란 당시에 행주대첩을 이룰수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행주산성에 진을 친 권율 장군의 조선군 부대는 2,300명으로 왜군 3만 명과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러나 조선의 관군과 의병, 승군들은 대부분 군사훈련도 하지 않고 무기도 없는 오합지졸에 아녀자들까지 모두 합한 숫자였으니.....
필사적으로 대항하고,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성 안의 무기는 다 떨어지고 목책도 무너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아녀자들이 입고 있던 겉치마를 찢어입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든 아녀자들이 합심하여 성안에 모아두었던 돌을 치마에 싸서 나르며, 아녀자들은 순식간에 척석군(擲石軍)이 되어 수차석포에 돌을 장전하는 일을 돕기도 하고 성으로 올라오는 왜군을 향하여 돌을 굴려 떨어뜨리며 여자로서 전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감당하였다.
‘오늘’에서 그 옛날의 ‘오늘 전쟁 중인 그녀들’의 행주산성에 함께 있으면서 가슴이 먹먹해 진다. 헤밍웨이는 ‘모든 사람의 삶은 똑같은 방식으로 끝난다.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구별 하는건 그가 어떻게 살았고 또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세부사항들 일 뿐이다’고 했다. 지옥의 전쟁에서 이 땅의 여인들은 온몸으로 저항하고, 지켜낸 그들의 ‘삶’의 세부사항들이 오늘의 ‘역사’가 되었다.
역사적 사건이 다양한 의미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결국 후대에 끼친 영향이 매우 컸다는 말과 일맥상통 한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논리로 이루어지고, 전쟁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약한 고리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스스로 경계하고 준비하기 위해 기록한 ‘징비록’, 그토록 일본에게 알려지기 원하지 않았던 이 책이 1800년대 동경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사실과 전쟁에 망한 두 나라 일본과 조선이 근대화를 겪으며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됨을......
“어찌할꼬”
지식은 우리의 삶에 개입하고, “인문학은 사람의 존재에 대해 공부 하는 것으로 사람의 무늬에 대한 공부이며, 인문학이 우리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 단지 지식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변화에 개입하여야 한다”는 김흥식 선생님의 강의는 크로스 오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해뜨는 서산에서의 인문학 강좌는 우리의 지식과, 역사와 현재와 미래에의 삶의 변화에 눈을 뜨게 해주는 강의이다.
진심으로 도서관장님 그리고 사서님의 노고, 탁월한 강의 주제 선정과 훌륭하신 강사님의 강의에 박수를 보냅니다.
‘길위의 인문학’은 ‘길위의 행복 인문학’ 이었으며, “길위의 삶에 지혜와 변화로 이끄는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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