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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육문화관] '도시를 묻다' 인문학 강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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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주교육문화관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18-11-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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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도시에서 오래 살았음에도 참 무심했던 것 같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이 나와 아무 상관없이 흘러갔고 거리에 놓인 조형물을 보면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도시를 묻다’  라는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그런 내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고 이 도시의 주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갖게 해준 것이 첫 번째 강좌 ‘행복한 삶을 위한 도시 인문학’ 이었다.
첫  강의에서 정석 선생님은 “여러분은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으세요?”  물으셨다.
 나는 안전하고 아름답고 활기찬 도시에서 살고 싶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많으면 자연스런 감시의 눈이 많아져 범죄 예방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담장을 허무는 것 또한 범죄의 밀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거리를 따라 늘어선 노선 상가 또한 거리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도시가 이루는 윤곽선에는 sky line과 body line 이 있다. 건물들이 만들어낸 윤곽선이 스카이라인이고 산과 언덕이 조화된 아름다운 볼륨감이 바디라인이다. 서울은 그런 바디라인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도시라고 한다. 내가 사는 원주도 지나치게 높은 건물들을 규제하고 바디 라인을 잘 살린 아름다운 도시였으면 좋겠다.
 도시 재개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재개발은 골목길과 다양한 가게들을 부수고, 고급 사무실과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신 들어서게 하여 임대료를 상승시켜  소시민, 소상공인의 삶을 위협하게 된다.
 또한 도시는 차보다는 보행자 중심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 차도만 자꾸 확장할 것이 아니라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안전한 인도를 확보하여  마음 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어야  더욱 활기찬 도시가 될 수 있다.  slow city, 걷고 싶은 도시, 지속 가능성의 도시가 살 만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내가 사는 도시의 주인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3차 강의 ‘공공 미술’ 은 특별히 흥미로운 강의였다. 공공 미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참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공공미술법’ 은  1만평방미터 이상의 건축을 지을 때는 건축비의 0.7~ 1%의 기금을 조성하여 미술품을 설치하거나 문예 진흥 기금을 내도록 정하고 있다 한다.  대형 건축물 앞에 조형물이 서 있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런 법이 생긴 이유는 도시 환경 미화,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그리고 작가들의 삶의 개선을 위해서 라고 한다. 그런 법이 제정되어 도시 환경을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가꾸고 작가들의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건 참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작가 선정이나 작품 내용에 있어서 문제점이 많다고 한다. 
 공공미술의 진정한 역할은 미적 가치를 향유하고 그것을 통해 삶의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데 있다. 바람직한 공공미술은 예술의 자율성과 공공성의 결합, 미술과 장소를 공공의 재원으로 한 공공의 의제를 다루는 미술이다.
 좋은 공공미술의 예로  광화문 흥국 생명 앞에 있는 조나던 보로츠키의 ‘Hammering Man', 테헤란로 포스코 앞에 있는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 청계천 시그니처 타워 앞, 이용백의 ‘알비노 고래’ 등을 들어 주셨다.
사회적 의제로서의 공공미술은 기존 장식의 개념을 넘어서 참여와 개입이 있어야 담론이 활성화되고 또한 공공 미술은 누구에게나 수용 가능한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는데 공감이 되었다.
 세 번째 시간에는 낙산 이화 마을로 기행을 갔다. 광화문 부근에서 차가 많이 막힌 덕분에 버스 안에서 ‘햄머링 맨’을 보았고 청계천 앞에 세워진 ‘스프링’, 롯데 면세점 앞에서 ‘인사하는 남자’도 볼 수 있었다. 강의에서 들었던 작품을 직접 보니 반가웠다. 앞으로는 이런 조형물을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그 의미도 새겨볼 계획이다.
 낙산 이화마을에서는 홍경한 선생님이 우리를 안내하며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애초에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 벽화들이 몰려오는 관광객들에 피로를 느끼고 사생활 침해의 불만을 느껴, 지워지고 훼손된 것들이 많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렇지만 예쁜 벽화들이 그려진 마을 골목길을 걸으니 참 정겹고 따스해서 좋았다.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서 아름답게 가꾸고 걷고 싶은 길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도시 재생이라 생각한다. 내가 사는 원주도 살맛나는 도시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며 여행을 마쳤다.

 작성자 :  신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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