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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눈으로 세상 보기 - 이수정 참가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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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서구립우장산숲속도서관
댓글 0건 조회 851회 작성일 18-07-12 14:37

본문

제 4강  7월 10일 화요일.  영화 남한산성 에 대한 토론                         
강 사 :  한창욱 ( 숭례문학당, 영화평론가 )
장 소 :  우장산숲속도서관

줄거리)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다.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 대신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맞선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그 사이에서 ‘인조’(박해일)의 번민은 깊어지고,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데...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나라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

영화를 보기전에)
이 영화와 함께 강사님이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라는 2017년작 대만 영화를 잠깐 소개시켜 주셨다.  '남한산성' 처럼 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개인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이 추천이유였다.  역사가 배경이 되는 영화는 과거의 삶, 과거의 공기를 추적해서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남한산성에서는 왜 영화의 시작 장면이 홀로 다수의 적군들과 대적하고 있는 장면 속 최명길의 뒷모습인지, 영화 뒷부분에 청나라의 칸에게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러 가는 인조의 뒤모습과 그걸 바라보는 최명길의 모습은 왜 들어갔을지, 마지막 부분에 궁으로 돌아간 인조 일행과 일행의 끝에서 하늘과 주위를 회한에 젖은 눈빛으로 잠시 바라보다 걸음을 옮긴 최명길의 행동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이 주는 눈이 시릴만큼 푸르도록 흰 배경에 시작부터 끝까지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함, 처절하게 춥고 힘든 모습을 보여주어 전쟁의 잔인함에 대해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남한산성 토론 논제)

1.  영화 <남한산성>(2017)은 실화와 소설가 김훈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1636년 조선에서 일어난 병자호란 중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와 그  신하들과 백성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박해일(인조 역), 이병헌(최명길 역), 김윤석 (김상헌 역), 고수(서날쇠 역)와 같은 유명 배우들이 이 영화에 출연했으며, <도가니>,  <수상한 그녀>를 만든 황동혁 감독이 이 영화를 연출하였습니다.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습 니까?  별점과 함께 감상평을 나누어보겠습니다. (5점 만점)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겠지만, 영화적인 재미는 좀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김훈의 소설을 감독이 재해석없이 그냥 영상으로 옮겨놓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배우들이 등장 인물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서 표현하고 연기한 점이 참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이막스 없이 답답한 스토리가 이어져서 지루한 느낌이었다.
    역사소설이나 영화는 재해석이 많이 들어가면 역사왜곡의 염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추위나 인간적인 고뇌 등 소설에 표현된 부분들이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2.  <남한산성>은 2017년 10월에 개봉하였으나 원작과 배우들의 유명세, 영화의 규모, 평단과 관람객의 평가만큼 흥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같은 시기 개봉했던 <범죄도시>는  두 배 이상의 흥행 성적을 올렸으며, 같은 해 개봉한 한국영화인 <꾼>과 <청년경찰>도  <남한산성>을 훌쩍 앞서는 성적을 올렸습니다.  여러분은 <남한산성>의 저조한 흥행  성적에 어떤 요인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러닝타임이 너무 길고, 드라마적인 요소가 없이 너무 드라이한 영화라서 이다.
    이 영화와 추석이라는 개봉시기가 별로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가슴아픈 역사를 굳이 돈을 주고 다시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2-1  역사를 다룬 또 다른 영화인 <명량>은 승리에 관한 이야기이며, 천만이 넘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반면에 <남한산성>은 패배를 그립니다.  여러분은 승리가  아닌 패배 서사를 본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패배 서사라고 해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의 삽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속 주류 세력들의 답답함이 더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반감시킨다.
        역사는 반복이므로 패배에 대한 서사와 반성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패배라고 해도 질찔 끌려다니는 패배가 아니라 멋진 패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조정의 대신들은 주화파와 척화파로 나뉘어 논쟁을 벌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두 입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주화파 :  최명길로 대표되며 '실리'를 중요시 하는 걸로 영화에 나온다.
      척화파가 내세우는 명분보다 백성들의 안위인 현실을 더 중요시했다.
      백성들이 굶주리고 죽는 장면들을 보면 그들의 선택이 옳다고 느껴진다.
      척화파 :  김상헌으로 대표되며 '명분'을 중요시 하는 걸로 나온다.
      마냥 놀다가 허를 찔린 게 아니라 그들도 나름대로 대비를 했을 것이다.
      다만 완벽하게 대처하기에는 그 준비가 미흡했을 뿐이다.         
      결국 후방부대는 도착하지 않았고, 청나라의 칸에게 인조가 굴욕적인 삼배구보로  신하의 예를 갖춤으로서 전쟁이 끝났으니 어쩌면 주화파의 의견이 옳았다고 생각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격서가 성공해서 후방부대가 전장에 투입되었다면 인조의 치욕도 없었고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척화파가 어리석다고 만 할 수는 없다.

4.  영화 속에서 신분은 무언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동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태도를 어떻게 보았습니까?

    그 시대 권력자들이 민초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았는지 알 수 있었다.
    신분제도 탓에 어쩌면 그 태도들은 너무 당연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직의 위계조직을 수평화하는 노력이 있었다면 문제해결이 더 쉽지 않았을까.

5.  조선의 항복 이후, 영화에서 김상헌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김상헌은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였다가 척화했다는 이유로 심양으로 끌려가고, 귀국 후에는 여러 번 조정의 부름을 받지만 벼슬을 고사하다가 8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이렇게 실제와는 다르게 김상헌의 모습을 그린 영화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와 다른 결말로 영화의 완성도는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역사왜곡의 염려가 있다.
    김상헌의 캐릭터 유지를 위하여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결말이었다.
    극 중 김상헌이 말한 낡은 것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이라는 의미에 맞는 결과였다.
    어차피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니라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로도 보였다.

6.  영화는 서날쇠가 쇠를 두드리는 소리로 끝을 맺습니다.  이 영화가 엔딩 장면으로  이 소리를 선택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국 나라를 지키는 것은 민초이고, 민중의 힘이라는 메세지 같았다.
    쇠를 두드리는 것은 전시에 북을 두드리는 것처럼 새날이 온다는 의미 같다.
    해피엔딩으로 느껴진다.  전쟁중인 사람에게 제일 그리웠던 일상의 소리이므로.


*  토론자들이 준 영화의 평점이 생각보다 낮아서 놀랐다.  아무래도 영화적 재미가  덜해서 그런 것 같다.  클라이막스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흘러가는 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소설을 그대로 영화로 옮겨서 뭔가 새로운 볼거리를  기대하고 영화를 찾은 사람들이 실망을 했을수도 있다.  역사 자체가 스포이므로.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5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을만큼 좋았다.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고 하는 신파적인 부분이 없었는데도 당시 사람들에게 감정이 이입되었다. 
    전쟁이 주는 파괴의 힘과 그런 극한 상황에서 보여주는 등장인물의 날 것의 모습이  나를 그 때 그 자리로 옮겨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여러번 등장하는 최명길과  김상헌의 불꽃튀는 설전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흥행 영화를 여러 편 제작했던  감각과 욕심을 누르고 끝까지 한 호흡으로 끌고 간 감독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출처] 7월 10일 화요일. 4강. 남한산성 ( 2017년작 ) 관람 후 토론|작성자 road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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