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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무늬, 이성과 본성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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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사
댓글 1건 조회 573회 작성일 19-06-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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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처럼 공정하게
거울처럼 깨끗하게

이 말은 2천년 전, 동양의 한 사내의 좌우명이었다. 그의 사상이 조명받는 시대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도서관에 묻힌 채 왕조가 바뀌고 나라 이름이 바뀌며 세월이 흘렀다. 그가 20여만 자의 글자를 대나무에 새겨 만든 책이 『論衡』이다. 30년 동안 도필을 손에 쥐고 수없이 수정을 거치며 예순이 넘어 완성하였다(총:30권 85편).

나는 이번에 우리동네 ‘꿈꾸는어린이도서관’에서 주관하는 “2019, 길 위의 인문학-인간의 무늬, 이성과 본성을 찾다”란 10강(손흥철 교수)의 프로그램에서 위에서 말한 사내 왕충(王充)이란 인물을 만났다. 그는 중국 후한(後漢) 시대 별종처럼 나타난 사상가였다. 하늘의 의지에서 왕권이 비롯됐다는 ‘왕권신수설’이 지배하던 시대에,
“하늘에는 의지가 있는가?
천둥 번개는 하늘의 노여움인가?”
란,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며 하늘의 인격성을 부정했고, 그의 윗세대 동중서의 ‘참위설’과 ‘천인감응설’을 확 뒤집어엎은 인물이다. 서양 중세에 별종으로 나타났던 코페르니쿠스처럼 그도 그 시대에 별종 취급을 받으며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았다.

우리는 왜 읽는가? 무엇 때문에 눈을 혹사하면서까지 책을 파는가?
케케묵은 2천년 전의 책이, AI의 저자가 나올 이 시대에, 무슨 효용이 있겠다고….
노안으로 고통스러운 눈을 혹사하면서까지 고전을 파는가? 나는 여기서 지금 이 시대에도 유용하고도 남을 질문을 발견했다. 나의 언행은 공정(보편)한가? 나의 행위(삶의 흔적)는 깨끗한가? 왕충의 물음에 나 개인의 정체를 비춰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변화되고 바꿀 수 있는 데까지, 저울과 거울의 상징을 품고 다니며 수시로 저울추를 올려보고 또 거울을 닦아 내 모습을 비춰볼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인간의 무늬를 찾아서 ‘이성과 본성’을 비춰볼 수 있는 인문학 공부를 즐긴다.

이런 알찬 공부를 공짜로 할 수 있는 복지국가의 시민임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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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님의 댓글

수리 작성일

"인간의 무늬를 찾아서 ‘이성과 본성’을 비춰볼 수 있는 인문학 공부를 즐긴다."라는 선생님의 글처럼 인문학공부를 즐기는 분들이  동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