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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일 : 가끔씩 즐겁고, 그보다 자주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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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유도서관
댓글 0건 조회 887회 작성일 21-07-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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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아무튼, 일: 가끔씩 즐겁고, 그보다 자주 불안한] -  2부 사라질 지도, 남겨질 地圖 : 나는 000하는 사람입니다만
#독자와 글을 직거래하는, 작가 이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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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생활 – 글쓰기가 바꿔놓은 삶의 풍경에 대하여

이슬아 작가님은 침묵을 선물 받는 일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작가님에게 강연은 20명 정도의 사람들로부터 소중한 침묵을 선물 받는 일이라고 합니다. 강연 시간의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 강연은 나를 바꾼 남의 문장, 나를 바꾼 내 문장, 글쓰기와 우정,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나를 바꾼 남의 문장

(1) 첫 번째로 소개된 문장은 <철학자와 늑대>에 실린 “사랑에는 여러 얼굴이 있다. 사랑한다면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 한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작가님은 모든 구독자의 좋은 말, 혹은 비난을 들으며 연재하는 일은 강해져야 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작가님이 좋아하는 언니는 “일을 하려고 다짐한 사람, 일을 하기 위해 나온 사람은 상처가 될 준비를 마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셨다고 합니다. 일간 메일링 서비스인 일간 이슬아를 시작할 때마다 상처가 될 준비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2) 존 버거의 <라일락과 깃발>에는 “스무 명쯤 되는 사람들이 어떤 작은 일들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을 만족시킬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고요. 사람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돈을 낼 테니까. 꼭 돈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대가를 지불하거든요.”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과거에 작가님은 누드 모델로 일했는데, 누드 모델도 20명 정도의 사람 앞에 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작가님은 과거의 직업이었던 누드 모델과 잡지사 기자, 글쓰기 교사, 웹툰 작가를 떠올리며 늘 여러 일을 해왔다고 회상했습니다. 현재는 전업 작가로 일하며 글쓰기 교사, 출판사 대표로 일하고 있지만 원고료만으로 먹고살 수 없는 날이 언제든 올 수 있고, 미래에는 요가 지도사나 작가님의 어머니인 복희의 반찬가게 직원으로 일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덧붙여, 글쓰기는 예술의 영역에서 주로 이야기되고 노동의 영역에서 잘 이야기되지 못하기 때문에 원고료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메일을 받으면 까칠한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전업 작가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3) 세 번째로는 <아무튼, 비건>의 문단을 소개하셨습니다. 완벽한 비건은 없지만, 작가님은 3년째 비건을 지향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살처분 구덩이를 보고 비건을 결심한 작가님은 아름다운 포장의 제품으로 보이는 동물은 사실 얼굴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책임감이란 반응하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무언가 달라진다는 것을 아는 것이 책임감이라는 말이 나의 행동의 영향력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4) 네 번째 문장인 요조의 <실패를 사랑하는 작업>의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세계는 이렇게도 나뉜다”는 문장도 인상적이었습니다.

2. 나를 바꾼 내 문장

(1) 작가님은 자신을 바꾼 자신의 문장으로, 동물의 이름으로 작성한 시국선언문을 소개하셨습니다. 광화문에서 돼지 탈을 쓰고 한 시국선언은, 정혜윤 pd의 추천이었다고 합니다. 비인간 동물인 작가님은 동물을 대변할 수 없어 형용사가 아닌 동사로 돼지가 겪는 일을 나열했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작가님의 글에는 이빨이 뽑힌다, 온갖 방식으로 먹힌다, 간혹 산 채로 묻힌다와 같은 작가님이 인간에 대해 쓸 때는 한 글에 들어간 적 없는 동사들이 한데에 나열되었습니다.

(2) 다음은 일간 이슬아의 ‘신인들’에 실린 ‘새 사람이 된 자들의 의식’이라는 글을 들려주셨습니다. 시국선언에서 만난 동료 작가에게 처음 말을 건 작가님의 방식이 자신이 ‘다시 태어났다’는 이야기라는 점과, 이에 동료 작가분이 생일 파티 절차를 준비해오셨다는 이야기가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3) 이어진 글은 작가님이 인터뷰를 통해 만난 문장들이었습니다. 순덕님은 사는 게 너무 고달파서, 더 힘든 사람을 생각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숙님은 감정이 올라오면 자꾸자꾸 새 마음을 먹는다고 말합니다. 촌자와 병찬은 옷에 묻은 벌레를 떼어주며 시작된 사랑을, 수선 일을 하는 영애는 재주가 좋았던 자신의 손과 형제자매들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작가님은 인터뷰를 할 때, ‘나를 바꾼 내 문장’을 많이 만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3. 글쓰기와 우정

다음으로 작가님은 남궁인 작가와 함께 진행한 서간문 프로젝트를 보여주셨습니다. 문학계의 쇼미더머니로 불린 이 서간문을 통해 둘은 글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글쓰기에 있어 동료 작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이야기하셨습니다. 출판계에서는 피드백을 잘 주지 않는데, 다정한 진심으로 글을 피드백해주는 동료 작가가 있으면, 함께 글을 쓰며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4. 질의응답

Q. 글을 쓰기 싫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A. 글쓰기가 싫고 귀찮더라도 쓰는 사람이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Q. 글 쓸 때 영감을 얻는 곳은 어디인가요?
A. 영감이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아요. 영감을 기다린 적은 없지만, 메모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Q. 글을 쓰다 막힐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A. 마감 한시간 전에는 뭐라도 쓰자는 생각으로 위압감을 느끼며 무아지경으로 씁니다. 위기감이 글을 쓰게 합니다. 동료나 친구와 돈이 걸린 약속을 해서 글을 완성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Q. 원고를 보냈으나 거절당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A. 거절의 경험이 있어서 공감된다. 50군데에 투고하지 말고, 정말 출판하고 싶은 곳에만 투고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 투고하는 수고보다는, 글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작성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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