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립서강도서관] Part 2. 인디문화 유람기 2 - 의도된 차별 '독립영화' 참석후기 (민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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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워낙 장거리 통근을 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어 영화라는 장르에 관심은 있었지만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조금 안정을 찾은 이후 집 주변 여기저기에 있는 영화관들이 시선에 들어오기 시작했을때 눈에 띈 곳이 지금은 없어진 지하철 3호선 신사역 1번 출구쪽 인디플러스였다.
돌이켜보면 남들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인지 몇 사람 없는(아니 혼자서도 여러번) 영화관에 우두커니 앉아 때로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아니 이해도 가지 않는 이야기를 눈을 비벼가며 보고 있었던 적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한 신문에서 C급 영화로 소개되었던 백승기 감독의 <숫호구>, 지금은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들이 출연한 <잉투기>와 <족구왕>, 초등학생들의 시선을 통해 많은 울림을 주었던 <우리들>, 국가인권위원회의 프로젝트로 제작된 <4등> 등 많은 영화들이 관람 목록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던 2016년말 그 곳은 문을 닫고 말았다. 독립영화의 성격이나 특징을 어렴풋이 알아가면서 조금씩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던터라 친숙했던 공간의 부재는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왔는데 이전에도 참여했었던 서강도서관의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독립영화를 다룬다는 안내에 바로 참여 신청을 했다.
프로그램은 연 이틀에 이어진 두 차례의 강연과 영화감상 그리고 후속 모임으로 이루어졌다. 강연은 현재 독립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정, 김다형 두 분이 진행해주셨다. 상업자본으로부터 그리고 상업자본의 내러티브로부터의 독립이 독립영화의 사전적 의미라는 원론적 이야기부터 자본이 부족해 원하는 장면 제작과 규모의 제약, 배우 물색 곤란 등 만듦새가 다소 모자랄 수는 있지만 내용과 형식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좋다는 개인적 소회, 인디영화와 그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장르의 역사, 시나리오 작업부터 배급에 이르는 독립영화 제작 실제, 소수자 혐오·젠트리피케이션·페미니즘·동물복지 등 독립영화에서 다뤄지고 있는 시대의 화두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현장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난 후 수강생들의 활발한 질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독립영화의 고정 관객층이 1,000~6,000여명이며 흥행기준에 있어 독립영화 관객 2만명/15~20만명이 상업영화의 100만명/500~1,000만명에 해당한다는 설명과 문화적 다양성 입지 축소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독립영화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호소가 수강생들의 탄식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다음날 오전 KT&G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에 모여 <잉글랜드 이스 마인>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덩케르크>에서 조종사였던 잭 로던이 주연한 이 영화는 80년대 브릿팝을 이끈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그룹 더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의 성장담을 담고 있다. 음악영화지만 익숙한 곡이 없었던데다 의례 성장담이라면 적당한 웃음과 감동이 섞여있는 상업영화에 익숙해져있던 탓인지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방황하는 우울한 청춘의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거치는 보편적인 경험인지라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었다. 90여분간의 영화 여행을 마치고 후속 모임 장소인 디어라이프로 이동해 강사님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미처 강의 시간에 다하지 못했던 독립영화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들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프로그램 참여를 마쳤다.
세계화, 지구화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개별 국민국가의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는 일들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난다. 중국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엄청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뉴스가 있었던 제주도에서는 얼마전 예멘인들이 난민신청을 해와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이 득세하면서 많은 이들이 추방 조치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상황인데 경제적·정치적 상황을 떠나 생각해보면 난민의 의미가 거주지를 떠나온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쟁을 피해서 온 사람들을 두고 가짜냐 진짜냐를 가리려고 할 게 아니라 본토를 떠날 수밖에 없던 한 인간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고 보인다.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다양성이나 다름을 불편하게 여기는 시각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같은 점은 독립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꽤 많은 분들이 소재의 불편을, 기법의 조악함을, 시각의 편향성 등을 언급하며 독립영화를 폄하하거나 멀리하는 것을 자주 본다. 지난 정권에서는 많은 독립영화 종사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지원을 끊는 등 민주주의 국가라면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을 자행하기도 했다. 종의 다양성이 건강한 진화의 바탕이 된다는 생물계의 진리는 차치하고라도 다양한 실험을 보여주고 있는 독립영화의 존재는 상업영화를 비롯한 전체 영화 생태계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정부 지원과 관객의 호응과 관심이 지속되어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독립영화를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안목을 키우는 디딤돌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는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더 많이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돌이켜보면 남들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인지 몇 사람 없는(아니 혼자서도 여러번) 영화관에 우두커니 앉아 때로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아니 이해도 가지 않는 이야기를 눈을 비벼가며 보고 있었던 적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한 신문에서 C급 영화로 소개되었던 백승기 감독의 <숫호구>, 지금은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들이 출연한 <잉투기>와 <족구왕>, 초등학생들의 시선을 통해 많은 울림을 주었던 <우리들>, 국가인권위원회의 프로젝트로 제작된 <4등> 등 많은 영화들이 관람 목록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던 2016년말 그 곳은 문을 닫고 말았다. 독립영화의 성격이나 특징을 어렴풋이 알아가면서 조금씩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던터라 친숙했던 공간의 부재는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왔는데 이전에도 참여했었던 서강도서관의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독립영화를 다룬다는 안내에 바로 참여 신청을 했다.
프로그램은 연 이틀에 이어진 두 차례의 강연과 영화감상 그리고 후속 모임으로 이루어졌다. 강연은 현재 독립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정, 김다형 두 분이 진행해주셨다. 상업자본으로부터 그리고 상업자본의 내러티브로부터의 독립이 독립영화의 사전적 의미라는 원론적 이야기부터 자본이 부족해 원하는 장면 제작과 규모의 제약, 배우 물색 곤란 등 만듦새가 다소 모자랄 수는 있지만 내용과 형식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좋다는 개인적 소회, 인디영화와 그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장르의 역사, 시나리오 작업부터 배급에 이르는 독립영화 제작 실제, 소수자 혐오·젠트리피케이션·페미니즘·동물복지 등 독립영화에서 다뤄지고 있는 시대의 화두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현장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난 후 수강생들의 활발한 질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독립영화의 고정 관객층이 1,000~6,000여명이며 흥행기준에 있어 독립영화 관객 2만명/15~20만명이 상업영화의 100만명/500~1,000만명에 해당한다는 설명과 문화적 다양성 입지 축소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독립영화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호소가 수강생들의 탄식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다음날 오전 KT&G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에 모여 <잉글랜드 이스 마인>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덩케르크>에서 조종사였던 잭 로던이 주연한 이 영화는 80년대 브릿팝을 이끈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그룹 더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의 성장담을 담고 있다. 음악영화지만 익숙한 곡이 없었던데다 의례 성장담이라면 적당한 웃음과 감동이 섞여있는 상업영화에 익숙해져있던 탓인지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방황하는 우울한 청춘의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거치는 보편적인 경험인지라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었다. 90여분간의 영화 여행을 마치고 후속 모임 장소인 디어라이프로 이동해 강사님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미처 강의 시간에 다하지 못했던 독립영화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들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프로그램 참여를 마쳤다.
세계화, 지구화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개별 국민국가의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는 일들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난다. 중국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엄청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뉴스가 있었던 제주도에서는 얼마전 예멘인들이 난민신청을 해와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이 득세하면서 많은 이들이 추방 조치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상황인데 경제적·정치적 상황을 떠나 생각해보면 난민의 의미가 거주지를 떠나온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쟁을 피해서 온 사람들을 두고 가짜냐 진짜냐를 가리려고 할 게 아니라 본토를 떠날 수밖에 없던 한 인간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고 보인다.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다양성이나 다름을 불편하게 여기는 시각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같은 점은 독립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꽤 많은 분들이 소재의 불편을, 기법의 조악함을, 시각의 편향성 등을 언급하며 독립영화를 폄하하거나 멀리하는 것을 자주 본다. 지난 정권에서는 많은 독립영화 종사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지원을 끊는 등 민주주의 국가라면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을 자행하기도 했다. 종의 다양성이 건강한 진화의 바탕이 된다는 생물계의 진리는 차치하고라도 다양한 실험을 보여주고 있는 독립영화의 존재는 상업영화를 비롯한 전체 영화 생태계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정부 지원과 관객의 호응과 관심이 지속되어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독립영화를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안목을 키우는 디딤돌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는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더 많이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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