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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립서강도서관] Part 2. 인디문화 유람기 1 - 가난한 자유 '인디음악' 참석후기 (김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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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포구립서강도서관
댓글 0건 조회 518회 작성일 18-09-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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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라…….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하는 사람들. 그렇지만 변방에 있는 사람들. 그래도 당당한 사람들. 그래서 나와는 다른 세계...  그 매력을 알고 싶어 신청한 인디 음악 강좌에 오신 성기완 선생님. 어머니께서 덕수 이 씨라서 "이덕순"이란 예명도 잠깐 썼는데, 덕순이란 이름이 더 어울린다는 말을 들으셨단다. 그 예명답게 나와 같은 사람, 내 옆에 있는 순박한 선배 같았다.

  인디의 역사 삼십년을 온 몸으로 살아온 쌤의 나지막하지만 힘 있는 과거사를 들어보니 내가 반대로 안 거였다. 누가 저들을 변방에 있다 하는가? 세상에 한 소리도 못하고 산 내가 주변인이었고, 저들은 웃으면서, 즐기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며 살고 있지 않나?

  나는 고작 몇 번의 좌절로 남은 삶에 대한 기대는 버리고 과거의 영화만 기억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왜 나의 삶은 영화롭지 못한 거지?

 한편으로는 인디생활 삼십 년을 버텨오신 강사님을 보니 나도 아이들도 괜한 두려움 따위, 떨치고 살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두려움에 휩싸여 그럭저럭 사느니보단, "하고 싶은 거 해도 죽지 않아! 뭘 해도 굶지는 않아!"



  고맙게도 인디밴드 공연 탐방의 기회도 주어졌다. 아마추어들의 신선함을 느끼려고 갔다.  왠걸! 처음 등장한 <셔츠보이프랭크>는 앳띤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띄었지만, 눈매는 살아있고 목소리는 프로였다는,,, 깜놀! 다음 타임은 쉬어가는 코너일 줄 알았더니, 어라! 얘들도 너무 잘하네! 그러다가, 연주는 점점 현란해지고, 펑크와 재즈를 잘  구사하는 <악어들>, 맑은 얼굴인데 강렬한 둥굴의 울림으로 심장어택하는 하드락 <문댄서즈>, 가수들에게 넘사벽이라는 마룬5의 창법을 구사하는 <맥거핀>까지... 사실 이런 실력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자기의 가사와 자기의 음악과 자기의 표현법을 만드는 게 너무도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뛰어난 가수들도 매너리즘에 빠져 방황한다던데, 나야말로 삶의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 나는 색은 안전하게 회색으로 하고, 담을 게 없도록 크기는 찌그러뜨렸다. 음악을 즐긴다고는 하지만, 거기서 거기인 사랑과 이별의 가사와, 노래 기술 경쟁이나 즐겼을 뿐이다. '나'의 삶과 세상의 목소리를 '나'의 색깔로 얘기하고 있는 저들의 모습에 진정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거창한 것보다 진솔한 작은 울림이 정녕 내 것이라는,,,



'인디'란 독립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의 마음,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세상의 비위에 맞춘 생각으로 된 일이 뭐가 있었던가? 똑같은 사람들끼리 걸어가고 있다는 안도감?

 내 생각이 아닌 것으로는 감동도 없고, 나를 움직이게 할 수도 없으며, 남을 움직이는 건 더더욱 언감생심.



  이런 강좌를 기획 진행해주신 도서관 분들,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주신 성기완 쌤, 지금도 홍대의 새벽을 불태우고 있을 자신의 감성에 충실한 밴드들과 공연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불행히도, 나는 이젠 똑같은 음악을 듣기엔 이미 경계를 넘어버렸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확실한 건 어디를 가든 내 발이 원하는 곳에 닿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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