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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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황순원 문학 기행--
일상에서 잠이 깬날
종로도서관 3층
인왕산 자락 짙푸른 숲이 한쪽 벽면의 창에 가득 들어 온 날
독서토론이 막 끝나고...
<길 위의 인문학- 황순원 문학 기행->이 귀에 들려왔을 때, 내 느린 의식이 재빠르게 반응했다.
`대가의 흔적을 살펴보고 싶다.`
도서관 관계자가 보내 온 문학탐방 메세지는 또 한번 맘을 설레게 한 순간이 됐다.
9월 17일 경복궁역에서 만난 동행인들은 즐거운 눈빛으로 서로 반긴다.
버스 한 대의 긴 몸체가 인도 옆에 세워지고 기다리던 우리 일행들은 좀더 빠른 출발 시간이
되기위해,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길 위의 인문학` 소 책자 와 `소나기마을` 안내서를 받으면서 전날 저녁에 작가의 문학과 삶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는걸 알게 됐다.
메세지를 미쳐보지못한 아쉬움에 젖어 있는 동안,
샌드위치와 정갈하게 담겨있는 꿀떡 그리고 음료와 생수가 또 앞앞이 돌려지고,
`길 위의 인문학`이라고 한쪽 모서리에 새긴 연두빛 곱고 넉넉한 손수건이 담긴 사각 상자에,
새로운 독서문화의 장을 구축하기 위한 행사라고 길 위의 인문학을 설명해 놓았다.
정감가는 몇 자루의 연필과 볼펜까지...
도서관 관계자들의 세심한 배려에 탐방객들 맘은 환해지고, 부드럽고 상기된
오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전날 강연하신 장현숙 교수님이 소개되고, 장교수님은 달리는 버스 안 강의를 시작하셨다.
흔들리는 차에서 황순원작가님의 문학과 삶이 맑은 소리에 담겨 잔잔히 들려오면서...
앞의 그 아쉬움이 상쇄되는듯 하다.
장교수님이 황교수님의 제자라는 말씀에 맘속 깊이로부터 아-! 부러움의 외마디를 삼켰다.
황작가님의 작품 세계 속에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호흡을 찾았다는 얘기에선
윗대 어른이 물려주신 굳건한 자아의식이 면밀히 흐르고 있었음을, 소중한 가치로 새겨보게 했다.
버스는 서종면 소나기마을로 들어섰다.
순수한 소년과 소녀가 맑은 웃음 던져놓은 들녘을 상상해 보기엔 내 감성이 이미 무뎌진걸까...?
운전기사님은 문학관 건물 앞 마당에 내릴 수 있도록 배려 해 주셨다.
수숫단 모양을 형상화 했다는 3층 건물이 우리를 맞이하는데...
현대 감각에만 너무 촛점이 맞춰진듯 하다.
우주복 입은 소년상이 앞에 서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건물 왼쪽 낮으막한 언덕, 황순원작가님 부부의 묘역에 잠시 참배하며 왠지 빈손이 부끄러워져
머리를 더 깊게 숙여야 될 것만 같았다.
짧게 느껴진 30분 점심 시간에 독서모임 회원 네명은 수숫단 오솔길 옆 원두막에 앉았다.
해물전과 유부초밥을 하느라 분주했을 총무님 지인씨 덕에 우리 점심은 푸짐했는데...
수숫대를 엮어서 움집을 만든 것이 자꾸만 신경쓰였다.
수수밭에 삼각뿔 모양으로 세운 장대 몇 개에 의지한 수숫단가리가 굳이 생각 속에
비집고 들어와 그려지는건 피할 수가 없었다.
점심 식사 후에 듣는 강연이 만복감으로 인해 머리속이 자꾸만 혼미해지고,
잦은 기침으로 산만해져 집중하지 못하는 깨달음이 크게 왔다.
복도 한 벽면에 작가 연대기가 보인다.
작품 연보와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며, 끊임없이 내면을 다스린 지치지 않는 열정이란 말을
그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작가 생전 서재의 유품들이 그대로 옮겨졌다는 제1 전시실은,
소박하면서도 비장함과 신중함이 스린 선생님의 인품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순간이다.
선생님 손길이 수없이 닿았을 낮고 작은 진밤색의 투박한 책상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선생님 작품들을, 친필인듯 싶은 굵은 서채로 눌러 쓴 낮은 병풍은
노후에 삶을 견디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수없이 수정해간 육필노트 그리고 원고들... 그곳에서
"대패질을 하는 시간보다 대팻날을 가는 시간이 길다."는 글다듬기를 본다.
대가는 사후에도 넌지시 희망을 전하고 계시는데......
함께 움직이는 발길따라 미적미적 나오게 된다.
남푯불 영상관에서 소나기를 극화한 애니메이션은 비, 바람, 번개를 특수효과로 넣어
소년 소녀의 그날 감성을 느껴보게 하려는 관계자의 세심한 노력이 보인다.
중앙홀 벽에는 < 지금... 사랑하는 이에게 메모를 남겨 주세요.>라는 글귀가 있다.
원통과 그 둘레에 빼곡이 붙어있는 수 많은 포스트 잇!
그들 모두는 예쁜 맘 낸 사랑의 언어를 적어 놓았겠다.
좀더 선생님 작품 속에 젖어들지 못했던 점과 돌아 온 다음 날 <참여 후기, 수필 글쓰기 지도>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또 한번의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탐방으로 선생님의 장편 `나무들 비탈에 서다`를 책장에서 상 위로 꺼내 놓은 계기가 됐다.
선생님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사랑과 자유를 살펴보고 싶다.
주최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종로도서관에 심심한 감사드리며......
일상에서 잠이 깬날
종로도서관 3층
인왕산 자락 짙푸른 숲이 한쪽 벽면의 창에 가득 들어 온 날
독서토론이 막 끝나고...
<길 위의 인문학- 황순원 문학 기행->이 귀에 들려왔을 때, 내 느린 의식이 재빠르게 반응했다.
`대가의 흔적을 살펴보고 싶다.`
도서관 관계자가 보내 온 문학탐방 메세지는 또 한번 맘을 설레게 한 순간이 됐다.
9월 17일 경복궁역에서 만난 동행인들은 즐거운 눈빛으로 서로 반긴다.
버스 한 대의 긴 몸체가 인도 옆에 세워지고 기다리던 우리 일행들은 좀더 빠른 출발 시간이
되기위해,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길 위의 인문학` 소 책자 와 `소나기마을` 안내서를 받으면서 전날 저녁에 작가의 문학과 삶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는걸 알게 됐다.
메세지를 미쳐보지못한 아쉬움에 젖어 있는 동안,
샌드위치와 정갈하게 담겨있는 꿀떡 그리고 음료와 생수가 또 앞앞이 돌려지고,
`길 위의 인문학`이라고 한쪽 모서리에 새긴 연두빛 곱고 넉넉한 손수건이 담긴 사각 상자에,
새로운 독서문화의 장을 구축하기 위한 행사라고 길 위의 인문학을 설명해 놓았다.
정감가는 몇 자루의 연필과 볼펜까지...
도서관 관계자들의 세심한 배려에 탐방객들 맘은 환해지고, 부드럽고 상기된
오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전날 강연하신 장현숙 교수님이 소개되고, 장교수님은 달리는 버스 안 강의를 시작하셨다.
흔들리는 차에서 황순원작가님의 문학과 삶이 맑은 소리에 담겨 잔잔히 들려오면서...
앞의 그 아쉬움이 상쇄되는듯 하다.
장교수님이 황교수님의 제자라는 말씀에 맘속 깊이로부터 아-! 부러움의 외마디를 삼켰다.
황작가님의 작품 세계 속에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호흡을 찾았다는 얘기에선
윗대 어른이 물려주신 굳건한 자아의식이 면밀히 흐르고 있었음을, 소중한 가치로 새겨보게 했다.
버스는 서종면 소나기마을로 들어섰다.
순수한 소년과 소녀가 맑은 웃음 던져놓은 들녘을 상상해 보기엔 내 감성이 이미 무뎌진걸까...?
운전기사님은 문학관 건물 앞 마당에 내릴 수 있도록 배려 해 주셨다.
수숫단 모양을 형상화 했다는 3층 건물이 우리를 맞이하는데...
현대 감각에만 너무 촛점이 맞춰진듯 하다.
우주복 입은 소년상이 앞에 서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건물 왼쪽 낮으막한 언덕, 황순원작가님 부부의 묘역에 잠시 참배하며 왠지 빈손이 부끄러워져
머리를 더 깊게 숙여야 될 것만 같았다.
짧게 느껴진 30분 점심 시간에 독서모임 회원 네명은 수숫단 오솔길 옆 원두막에 앉았다.
해물전과 유부초밥을 하느라 분주했을 총무님 지인씨 덕에 우리 점심은 푸짐했는데...
수숫대를 엮어서 움집을 만든 것이 자꾸만 신경쓰였다.
수수밭에 삼각뿔 모양으로 세운 장대 몇 개에 의지한 수숫단가리가 굳이 생각 속에
비집고 들어와 그려지는건 피할 수가 없었다.
점심 식사 후에 듣는 강연이 만복감으로 인해 머리속이 자꾸만 혼미해지고,
잦은 기침으로 산만해져 집중하지 못하는 깨달음이 크게 왔다.
복도 한 벽면에 작가 연대기가 보인다.
작품 연보와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며, 끊임없이 내면을 다스린 지치지 않는 열정이란 말을
그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작가 생전 서재의 유품들이 그대로 옮겨졌다는 제1 전시실은,
소박하면서도 비장함과 신중함이 스린 선생님의 인품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순간이다.
선생님 손길이 수없이 닿았을 낮고 작은 진밤색의 투박한 책상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선생님 작품들을, 친필인듯 싶은 굵은 서채로 눌러 쓴 낮은 병풍은
노후에 삶을 견디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수없이 수정해간 육필노트 그리고 원고들... 그곳에서
"대패질을 하는 시간보다 대팻날을 가는 시간이 길다."는 글다듬기를 본다.
대가는 사후에도 넌지시 희망을 전하고 계시는데......
함께 움직이는 발길따라 미적미적 나오게 된다.
남푯불 영상관에서 소나기를 극화한 애니메이션은 비, 바람, 번개를 특수효과로 넣어
소년 소녀의 그날 감성을 느껴보게 하려는 관계자의 세심한 노력이 보인다.
중앙홀 벽에는 < 지금... 사랑하는 이에게 메모를 남겨 주세요.>라는 글귀가 있다.
원통과 그 둘레에 빼곡이 붙어있는 수 많은 포스트 잇!
그들 모두는 예쁜 맘 낸 사랑의 언어를 적어 놓았겠다.
좀더 선생님 작품 속에 젖어들지 못했던 점과 돌아 온 다음 날 <참여 후기, 수필 글쓰기 지도>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또 한번의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탐방으로 선생님의 장편 `나무들 비탈에 서다`를 책장에서 상 위로 꺼내 놓은 계기가 됐다.
선생님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사랑과 자유를 살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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