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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열고, 역사로 읽는 마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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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돌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23-09-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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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강의 경술국치, 사라지기 시작하다
 경술국치 이후, 조선이 어떻게 사라지기 시작하는지 경복궁을 통해 설명해주셨다. 정신적 지배를 위해 신사를 도심 곳곳에 세우고, 박람회를 열어 자신들이 원하는 식민지 방향을 제시하고 마치 조선이 선택받아 혜택을 보는 것처럼 포장한다. 그리고 전시를 통해 일제가 더 위대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활용한다. 내선일체를 거짓선전하여 강제 동원을 일삼는다.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강의를 들으면서 부끄럽고 지금까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 후회스러웠다. 강제동원의 증언이 하나, 둘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눈물로 공감했다. 그리고 해방이 됐건만 그들은 여전히 B,C급 전범이 되어버리거나,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시베리아포로수용소에 감금되어 버렸다.
운 좋게 고향에 돌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또다른 아픔의 시작이었다. 나는 이번에 우리나라가 원폭피해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원폭피해자는 1세에서 2세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살아남아 있다면.
강제동원으로 끌려갔다가 죽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야스쿠니신사에 갇혀 지내는 영혼들도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말이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사과를 제대로 해야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대에 전쟁의 아픔과 무서움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역사를 배워가며 마음도 많이 아팠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강의, 역사에 휘몰아친 나를 찾아서
소개된 그림책 <무명천 할머니>를 읽고 갔다. 그리고 그림책의 배경이 된 제주 4.3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다. 강사님의 열정적인 강의에 내 두 눈과 두 귀가 빠져들었다.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김익렬 연대장, 문상길 중위, 문형순 경찰 영웅 소중한 세 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림책 주인공 진아영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보게 되었다. 참을 수가 없이 눈물이 흘렀다. 알아 들을 수 없는 할머니의 울부짖는 목소리에 앞도 옆도 모두가 무너졌다. 살아지면 살아진다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노래를 들려주셨다. 이경희 강사님이 마음을 되돌아보라고 들려주신 노래였다. 많이들 울었다. 관광지로만 알았던 제주에 이런 일이 벌어졌었다는 것이 무서웠다. 강사님 따라 제주 다크투어가 가고 싶어졌다. 귀에 쏙쏙 어렵다고 생각한 역사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장탐방> 어둠으로 가득찬 수도 한양
기다리고 기대했던 경복궁 탐방이다. 역시나 추석 전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수강생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깜짝 놀랐다. 일부러 이경희 강사님의 현장강의를 보여주고 싶어 학교에 현장학습을 내고 왔다고 한다. 무려 8명이나. 우리는 무수한 인파를 뒤로하면서 입구를 지나 드디어 영제교에 갔다. 천록의 모습을 보며 신기했다. 역시 우리 조상들은 익살스런 것을 좋아했구나 싶다.
다리를 건너니 재미난 해설이 계속된다. 근정문을 지나 드디어 근정전을 보았다.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근정전이 인왕산과 북한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정말 멋졌다. 안개가 한 몫을 했다. 사진도 예술로 잘 나왔다. 흥미로운 해설 대로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박석을 걸었다. 그리고 모서리에 있는 가족 해태(사자)를 만났다. 아이들이 퀴즈를 금방 맞춘다, 아가를 품고 있는 것이 엄마라고. 계단을 오르며 방향을 나타내는 12간지를 확인했다. 해설대로 개와 돼지는 보이지 않았다. 근정전 안을 보았다. 답도가 화려했고 천장은 더 화려했다. 옆으로 이동해서 칠조룡을 자세히 보았다. 근정전 뒤로 가서 지붕도 보고 현무도 보았다. 강사님의 해설이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구석구석 볼 수 있었겠나, 오기를 참 잘했다.   
 기대하던 경회루에 도착, 물에 비친 기둥이 멋스럽다. 다시 사정전을 거쳐 강녕전으로 이어서 교태전에 왔다. 아미산 굴뚝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몇 번 와서 보긴 했지만 이렇게 설명을 들으며 들으니 확실히 달라보였다. 밖으로 나와 자경전으로 들어갔다. 꽃담이 너무 예쁘다 하며 안으로 들어가니 사진으로 많이 만나본 십장생굴뚝이 있다. 세상에 어찌나 잘 표현했는지 어떤 동물인지 식물인지 단번에 아이들과 함께 맞출 수 있었다. 박쥐도 봤다. 그렇게 왔어도 앞에만 봤지 옆은 볼 생각을 안했다. 사진을 찍고 나오니 잔디 길을 따라 새로 복원된 흥복전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멋있었다. 단청은 없지만 한옥만이 가진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모였다. 향원정을 거쳐 건청궁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멋진 부채살 모양의 서까래를 보면서 감탄했다. 뒤로 가 보니 관문각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그렇게 뒤로 곤녕합으로 이동했다. 옥호루, 명성황후 시해현장으로 왔다. 울림있는 해설을 듣고 밖으로 나가니 녹산이었다. 그곳에는 관동대지진에 타고 남은 팔려나갔던 자선당이 있었다. 관동대학살에 대해 수업이 있으면 좋겠다. 다시 향원정에 설치된 전기와 열상진원을 보고 집옥재로 들어갔다. 도서관이어서 그런지 색다른 공간이었다. 처음으로 신무문을 가보고 청와대로 연결되는 것을 알았다. 태원전이라는 곳이 있는 줄도 처음 알았다. 다른 관람객은 보이지 않았다. 영추문으로 일부러 우리를 안내해주셨다.
이경희 강사님 덕분에 경복궁 구석구석을 처음으로 보았다. 너무나 알찬 현장 탐방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요리조리 잘 보았다. 언제 내가 이번 기회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이런 설명을 듣고 볼 수 있었을지 도서관에도 감사드린다. 다음에도 더 구석구석 좋은 역사장소를 탐방하고 싶다. 더 많은 탐방이 생겼으면 좋겠다. 알차고 뜻깊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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