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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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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영희
댓글 0건 조회 901회 작성일 14-09-2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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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오곡이 넘실대는 들녁을 바라보며 결실의 계절에 허허로운 가슴을 어떻게 채울까 고민이었는데 영주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인문학여행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코흘리개적 소풍가기 전날밤의 설레임으로 간밤에는 잠까지 설치고 주말이라 잡다한 집안일과 여러 환경이 발목을 잡지만 모른체 하고 과감히 나만의 시간을 누리리라 다짐하며 길을 나섰다.
아침일찍 서둘러 달리는 차창밖에는 미처 잠에서 덜 깨어난 이슬방울들이 코스모스꽃잎에 매달린 채 배웅한다, 귀한 시간 되라고.....
낯 설은 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문학기행버스가 출발했다. 도서관 사서선생님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버스에 탄 우리모두는 금새 친한 이웃이 되어 웃음가득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또 길 위의 인문학을 열심히 설명하시는 박석홍교수님의 명강의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잠시도 허툰데 두지 못하도록 눈과 귀를 사로잡고 여행객들의 발길마저 멈추게 했다.
전에는 그냥 지나치며 보는 것에 그쳤던 부석사에서 모든 종교를 초월하여 인간의 참된 삶을 되짚어 보게 하는 설명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 나라와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지어진 사찰전체의 건물모양은 또 하나의 기도제목을 안겨 주었으며, 맞배지붕과 배흘림 기둥의 조화는 우리민족만이 표현할 수 있는 건축양식이라는 설명에 가슴뿌듯함을 느꼈다. 고찰에 담겨진 아름다움과 철학과 문학을 두루 섭렵하여 목말라했던 마음을 적시고 맛있는 점심식사로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진후 이 몽룡생가로 발길을 옮겼다. 어릴적 춘향전을 대했을 때 그 애틋한 사랑얘기에 가슴 두근거렸던 추억을 떠올리며 생가를 지키고 계신 종손의 설명으로 양반가의 미학과 배려심을 읽을 수 있었다. 물야 북지리의 마애여래좌상을 둘러본 후 봉화목재체험관에서 춘양목의 우수성을 듣고 소나무숲길을 걸으며 체력단련까지 겸비한 길 위의 인문학,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던 문학소녀의 소박한 꿈의 한 모퉁이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문학기행이었기에 혹여 누구에게 들킬세라 웃음조차 소리내어 웃지 않으리라.....
아름다운 가을날을 호흡함이 감사하고 아름다운이들과의 동행이었기에 2014년도의 가을일기는 길 위의인문학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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