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포의 역사, 쪽빛에 물들다(보성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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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포의 역사, 쪽빛에 물들다 문화탐방에 다녀와서
(부제: 삼베, 오메 그 징한 거)
버스로 30분가량을 달리니 어느덧 천연염색공예관에 도착해 바로 2층 강당에 올라 보성포에 대해 얘기를 듣는 강연이 시작되었다.
안동포라는 얘기는 과거에 많이 들어 귀에 익었지만 보성포가 그것도 삼국시대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천년의 기나긴 역사를 가지고 이어져 왔었다니 잊혀져가는 보성포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에도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었으면 좋으련만 이곳 천연염색공예관이 들어서 있는 복내에 겨우 5가구 밖에는 명맥을 잇는 곳이 없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시집와 낮에는 농사일로 밤에는 삼베 짜는 노동으로 고달파했던 우리네 어머나들의 한숨이 전해져 오는 것만 같다. 오죽하면 오메 그 징한 거라 하셨을까.
천연염색 체험시간이다.
가끔 필요하면 집에서 양파나 밤껍질,먹으로 염색을 대충해보았지만 쪽은 염료를 만들어 본다는 것이 어려워 쪽염색은 처음 해보는 거다.
무늬넣기를 꼼꼼하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셔서 받아든 스카프에 무늬 넣기를 하고 비닐봉지에 스카프와 쪽물을 넣고 15분가량 주물거려 꺼내 펼쳐 드니 하얗던 스카프가 서서히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저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을하늘보다도, 깊은 바다보다도 더 푸른 색깔 속으로 온통 마음이 빠져든다.
저마다 무늬 넣은 스카프를 나란히 잔디에 펼쳐 놓으니 갑자기 다른 세상에 와 버린 것 같은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전통삼베 생산과정을 재현하여 체험해보는 한옥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네 어머님 댓분이서 삼을 째고 만들어진 실을 실타래로 능숙하게 만드시는 시범을 보여주시고 해보라 하신다.
처음해보는 물레질은 될 듯 하면서도 머리와 손놀림은 어찌 이리도 따로 노는지 역시 어렵다.ㅜㅜ
언젠가 TV를 통해 삼을 한올 한올 이로 째고 무릎에 대고 비벼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던 어느 할머니의 인터뷰 장면이 떠올려 졌다.
실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신기함 보다 모진 삶을 살았을 힘겨움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옛것을 고루하고 불편하다고 도외시되어 이제는 그 명맥마저 찾기가 힘든 것들이 많이 있다.
‘보성포’라는 말도 우리 귓가에서 멀어진 걸 보면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려운 날도 그리 멀지 않을 수 도 있겠지만 식품에서 건축자재, 가축사료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개발하여 이용하고 있는 유럽의 사례를 강연에서 보았을 때 예전의 힘겨운 방법으로 이어갈 순 없겠지만 그 길이 아예 없을 것 같지만은 않다.
보성에서 ‘녹차‘와 더불어 삼베 산업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예전의 보성포의 명성을 되찾아 갔으면 하는 바램을 돌아오는 길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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