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인문학 2013년 1차 탐방 죽변면도서관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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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인문학 2013년 1차 탐방 죽변면도서관주관
시월의 마지막 토요일, 얼마 남지 않은 달력의 숫자들을 보며 아침 일찍 준비해 울진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이른 시간임에도 평해와 기성 매화를 지나 근남면 다음으로 울진에 당도해 있었다. 다들 표정들이 밝아 보였다. 아직 시월이라 춥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옷을 얇게 입고 온 분들도 더러 있었다. 조금 걱정이 되긴 했다. 울진에서 죽변면으로 출발해 북면에서 마지막으로 태우고 성류굴주차장 으로 향했다. 울진군 10개 읍면에 계신 분 중에 생태문화탐방을 관심 있게 보아온 분들이 오늘 모이신 분들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더 많이 모였다. 밝게 웃는 어린 초등학생들은 부모님과 혹은 형제자매와 동반해 주시기도 했고 홀로 온 청소년들도 있었다. 성류굴 주차장에 가니 나비 박사님 이 기다리고 계셨다. 성류굴의 깊은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성류굴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천연기념물 제155호인 성류굴은 1963년 5월 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내가 다닌 여러 동굴 중에서 들어가고 나가는 굴폭이 가장 작은 굴이 성류굴인 것 같다. 좁을 통로를 앉아서도 아주 힘들게 통과 했으니 말이다. 성류굴 속에는 종유석(천장에 고드름 형태로 매달린 것), 석순(물방울의 물질이 떨어져 위로 자라난 형태), 석주(천장에서 바닥까지 맞닿은 돌기둥모양) 등이 화려하고 웅장하게 얼굴을 뽐내고 있었다. 동굴 안은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춥지도 않았다. 이동굴이 생겨난 것은 2억5천만 년 전에 생긴 석회 동굴이라 한다. 안에는 부처님 모양과 용모양 특히 커튼 모양은 대 장관을 이루고 눈을 의심하게 하였다. 화려함이 그 어떤 동굴보다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성류굴을 찾았던 김시습은 「울진 성류굴에서 자며」라는 시를 남겼다. 성류굴 앞 봄물이 이끼 낀 낚시터에 출렁이고 바위 뒤의 산꽃은 지는 해에 비치네. 또 한 가지 청절한 맛이 있는 사람은 밤 깊어 깃들었던 학이 사람 놀라 날음이라. 이 시를 읽어보면 성류굴을 다 돌아본 듯하다. 성류굴 바로 앞에는 왕피천이 있어 더 큰 절경을 가져다준다. 이시를 읽어보니 성류굴에 관한 외형적인 풍경을 가지고 시를 지은 것 같다. 성류굴의 바깥풍경 역시 아주 멋지다. 멀리서 보면 더 장관이다. 성류굴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연적이고 순수함을 그대로 보존한 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성류굴의 종유석 들을 사람들이 많이 부러뜨려 가지고 갔다고 한다. 자연을 아낄 줄 모르는 사람들은 혼자만 보려고 하는 욕심쟁이 이다. 절대로 그런 욕심은 내지 말아야 한다. 성류굴을 다 본 후에 민물고기전시관을 찾았다. 민물고기 전시관에서는 해설하시는 여성분이 설명을 잘 해 주셨다. 물고기의 이름과 경로와 여러 가지 유래들을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들으면서 물고기를 보니 생생하니 기억하기 좋았다. 특히 연어에 대해서 자세히 는 몰랐는데 온몸에 곰팡이가 피어있어서 물어보니 연어는 죽을 때 온몸에 곰팡이가 핀다고 한다. 어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노화가, 보이는 피부에 나타날까 한참을 쳐다보며 사람들과 같은 물고기의 인생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민물고기 전시관 에는 어린 학생들이 좋아했다. 신기한 물고기도 많고, 커다란 물고기 작은 물고기 열대어와 수천수만 종의 물고기가 있다. 상어도 볼만했지만 수달의 장난치는 모습은 정말 재미있어 20분 이상 본 것 같다. 자연과 아주 비슷하게 만들어 놓은 민물고기 전시관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생태문화탐방 코스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민물고기 전시관 은 넓어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관람하기 참 좋다. 그곳에서 엄마와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온 분을 만나 이것저것 얘기하며 야외 물고기 전시관을 구경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울진에 남편직장 따라 왔는데 방이 너무 없단다. 오늘도 남편은 직장을 가고 엄마와 어린 두 아들만 오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분인데 울진오지에서 적응하려면 좀 힘들 겁니다, 하니 온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적응해 가는 중이라고 한다. 좀 답답하기는 하지만 아이들 키우기엔 좋다고 한다. 참 고마운 새댁이다. 울진에 살면서 울진을 이렇게 사랑해 주면 좋으련만, 늘 불만인 사람들이 많아서 함부로 이야기 하지 못한다. 민물고기 전시관을 다보고 수곡리 야외오두막 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을 오천 원어치 사갔더니, 과일과 떡과 국산차와 여러 먹을거리들이 가득 들어 왔다. 김밥을 서로서로 나누어 먹고 한 시간을 꽉 채워 담소를 나누고 옹기종기 모여서, 야외에서 남들과 이렇게 먹어본지도 오래 된 것 같다. 작년 이맘때 먹고 일 년 만이다. 작년에도 ‘죽변면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을 참여했는데 그때도 길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항상 가족과 함께 밥 먹고 놀러가고 문화행사에 참여했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들 끼리 모여서 같이 같은 주제를 놓고 탐방을 해보니 오늘 하루는 참으로 앞으로 살면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막금리 시골길 외진 곳에서 곤충채집에 이동했다. 박사님께서 채집하는 채와 채집해서 담는 통을 다 나누어 주셨다 6조로 나뉘어 채집을 했는데 모르는 곤충들을 일일이 박사님께서 설명해 주셨다. 수많은 곤충들이 잡혔다. 거미, 메뚜기, 나비, 하루살이, 나방, 달팽이, 여치, 벌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알 종류, 애벌레 종류 , 그날 만난 곤충들의 종류는 50여 가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확치는 않지만 말이다.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곤충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고, 나비나 곤충의 형태와 모양과 색깔에 따라 이름도 비슷하게 지어진 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각나는 이름은 부전나비, 와 나방과 나비의 차이점과 나방도 나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벌레의 특징과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도 배우게 되었다. 애벌레를 징그럽고 무섭게 생각했는데 이젠 좀 덜 징그러운 것 같다. 박사님께 징그러운 애벌레를 덜 무서워하는 방법이 뭐냐고 물으니 박사님 왈 늘 자주 보고 가까이서 관찰 하라 신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사람들도 자주 못 만나면 낯설고 얼굴가리고 하니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하면 할수록 더욱 친근해 지니 말이다. 곤충채집이 끝나고 엑스포 무대로 옮겨서 시낭송과 독서토론을 했다. 시낭송은 왕피천, 가을/ 김미정 시인의 시조인 동아신춘 문예당선 작이다. 돌아오는 길은 되레 멀고도 낯설었다. 북위 삼십칠도, 이정표 하나 없고 피멍든 망막 너머로 구절초 곱게 지는데 귀 익은 사투리에 팔다리가 풀리면 단풍보다 곱게 와서 산통은 기다리고 한세상 헤매던 꿈이 붉게붉게 고였다 숨겨온 아픔들은 뜯겨나간 은빛 비늘, 먼 바다를 풀어서 목숨마저 풀어서 물살을 차고 오르는 연어들의 옥쇄玉碎 행렬 건듯 부는 바람에도 산 하나가 사라지듯 끝없이 저를 비우는 강물과 가을 사이 달빛에 길 하나 건져 온몸으로 감는다. 이시를 듣고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한세상 살아내기가 정말 만만하지 않구나! 브람스의 교향곡3번3악장 처럼 가을이면 꼭 생각나는 음악, 외롭고 쓸쓸하고 우수에 찬 선율의 시처럼 느껴진다. 독서토론은 왕피천의 유래와 울진의 유래를 설명했는데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선생님의 단아한 모습과 차분한 말씀이 가을과 잘 어울렸다. 마지막코스로 나무곤충모형 만들기를 하기위해 엑스포곤충관 으로 이동해 곤충목걸이를 만들었다. 한사람 당 한 개의 곤충을 만들었다. 난 무당벌레를 만들고 내 옆에 있던 가족은 나비와 무당벌레를 만들었다. 작은 나뭇조각을 붙이고 목공본드로 붙여서 색칠하고 마지막으로 목걸이 줄을 구멍에 넣어 매듭짓는 것은 박사님이 상세하게 설명해 주어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 길 위의 인문학 탐방을 다 마친 뒤 에도 아직까지 여운이 가라앉지 않는다. 길 위를 지나며 만났던 모든 것들과 탐방이라는 주제위에 위대한 생물체를 접하면서 나 자신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껴보며 지금 현재 서 있는 곳에서 더 열심히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는가! 길 위의 인문학 탐방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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