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도서관>-인문학의 눈으로 본 분단과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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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도서관>-인문학의 눈으로 본 분단과 통일 <!--StartFragment--><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나는 역사를 문학으로 익혔다. 이태준의 ‘해방 전후’를 읽으며 독립 당시의 기쁨보다는 혼란을 알게 되었으며, 최인훈의 ‘광장’을 보며 6.25 전쟁과 사상적 혼란 그리고 포로 교환이란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또, 김승옥의 ‘무진 기행’을 통해 전쟁을 겪었던 세대가 그 이후에 겪었던 병적인 심리 등을 깨달았다. 이렇게 한반도의 역사가 쉼 없는 상처와 굴곡으로 얼룩져있음을 어렴풋이 안다. 그리고 치유 없이 우리 민족은 쉼 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그래서 주제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인문학적 치유란 무엇일까?’, ‘인문학의 눈으로 본 분단과 통일은 무엇일까?’ 기대가 매우 컸다. 일제로부터 해방 70주년, 분단도 70주년이 된 올해에 숫자가 안겨주는 무게감에 대해 충분히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둘은 절대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다. 70년 전의 과거가 현재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미래를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한 점을 생각하며 과연 인문학이 어떻게 우리 민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로 진행될 줄 알았다. 그러나 방향성이 독일의 역사에 대해, 독일이 어떻게 흡수통일을 하게 되었는지 분석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매우 아쉬웠다. 정서적 치유나, 사고의 확장보다는 단순히 역사적 사건들을 전달하는 것에 그쳤다는 것이다. </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강연은 다소 아쉬웠지만 탐방은 의미 있었다. DMZ라는 비무장지대는 휴전 이후 나무와 숲이 자라나고 분단의 끝에 있지만, 통일의 기점이 될 가능성이 보이는 곳이었다. ‘임진각 관광지’에서 ‘자유의 다리’를 보았다. 1953년 한국전쟁 포로를 교환하기 위해 가설한 다리로 당시 포로들은 차량으로 경의선 철교까지 온 후 걸어서 자유의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포로 교환 당시 인민군, 국군, 제 3 국가에서 설득을 계속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향 땅을 밟고 나서도 옷을 찢어가며 철저한 사상검증에 대해 증명해 보이려 했다고 한다. ‘자유의 다리’라 불리지만 또 다른 공포와의 대면이었을 것이다. ‘광장’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문학과 역사가 결합된 한 장소에 발 디디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면서도 소름 돋았다. 인상적인 장소는 ‘도라산역’이었다. DMZ 남방한계선에서 700여m 떨어진 남쪽 최북단국제역이다. 현재는 국내로만 연결되어 이용되고 있지만 언젠가 남북한 교류의 시작점이자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준비가 도니 역이 바로 ‘도라산역’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 역에서 평양 방향이라고 써진 곳에 대해 상징성을 깨닫고 희망차게 사진을 찍고 돌아갔다. 마치 먼 훗날 조국의 미래를 그리듯이 말이다. 분단의 아픔이자 전방의 마지막 역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통일의 상징과 세계를 향한 첫 번째 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가는 날이었다. 이처럼 통일에 대해 회의적이고 먼 나중의 일이라 생각했던 나는 희망을 품고 돌아갔다. 단순히 과거에 머무른 일들, 장소가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또 역사와 문학이 공존하는 장소에서 내가 발을 디디고 체험을 했다는 사실 하나, 희망을 품고 간다는 그 하나가 결국엔 치유가 아니었을까.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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