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립도서관] 월봉서원, 필암서원에서 호남도학 정신을 만나다. 후기-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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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정원 탐방
월봉서원, 필암서원에서 호남도학 정신을 만나다
목포에 이사 온지 두 달도 안 된 내게, “길위의 인문학” 강좌가 있다는 현수막을 보고 신청했다
‘월봉서원, 필암서원에서 호남도학 정신을 만나다’ 서원에 대한 강연을 전문가를 통해 듣고, 현지 탐방할 기회가 생겨 너무 기뻤다.
오전에 찾아 간 곳은 정성군에 있는 필암서원이었다. 하서 김인후의 유해를 모신 이 서원은, 도착했을 때 느낌이 주변의 산책시설 및 기념관이 한 곳에 모여 있어 기존의 서원들이 호젓하게 있는 것과는 대비되었다. 전학후묘인 이 서원은 입구에 송시열이 쓴 ‘확연루’가 인상적이었다. 18개의 연못이 있는 서원을 돌아보는 중, 지금도 한학 강의가 진행되고 있어 한참을 서서 보았다.
담양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은 후, 국가지정문화재인 소쇄원을 방문하였다. 이곳은 양산보가 중앙정치에 환멸을 느껴 자연 속에서 숨어 살기 위해 담 밑을 뚫었을 정도로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 한 부분이 강하게 느껴졌고, 일본 정원처럼 곽 짜인 형태가 아닌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것이 소쇄원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탐방지인 월봉서원으로 이동 중, 가사문학관을 차창으로 보았는데, 가사문학의 대가인 정절과 송순의 작품을 전시한 곳을 지나쳐 아쉬움이 컸다.
조선시대 이황과 더불어 성리학자로서 유명한 분이 고봉 기대승이다. 이분을 기리는 곳이 현재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있는 월봉서원이다. 이곳 근처에 선생의 묘도 함께 있어, 교수님을 따라 서원 옆에 있는 무덤으로 올라갔다. 월봉 서원 입구에서 무덤까지 이르는 이 길을 ‘철학자의 길’이라 한다. 길 중간에 기대승이 지은 시어귀가 눈길을 끌었다. "호사롭고 부귀롭기야 신릉군만 할까만 / 백년 못 되어 무덤 위에 밭을 가니 / 하물며 여남은 장부야 일러 무삼하리요." 고봉 선생의 기개와 품위가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최근 벌어진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하여, 조급하게 서원을 등재코자 했다가 자진 취소했다던 뉴스기사를 생각하니, 필암서원과 월봉서원에 모신 두 유학자들에게 부끄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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