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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립서강도서관] '사진은 미술의 후예인가' 프로그램 참여 후기(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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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현임
댓글 0건 조회 706회 작성일 16-06-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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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립서강도서관] '사진은 미술의 후예인가' 프로그램 참여 후기(김수미)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길위의 인문학강의를 듣는 호강(^^)을 하게 되었다. 게다가 사진은 미술의 후예인가?’라는 주제로, 믿고 듣는 이동섭선생님의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미술에 별 관심이 없던 내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잘 모르는 사진관련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문득문득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대체 내가 이 바쁜 와중에 밥도 못 먹고 시간을 쪼개 왜 이런 강의를 듣고 있지?’ 또는 저 사진들이, 처음 들어보는 저 작가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데 이틀의 수업과 사진전시회 탐방을 마치며, 조금은 그 답을 찾았다고 해야 할까?

 

살기 팍팍하고, 슬프고 무서운 뉴스들로 가득한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겐 간절했을 그 하루가 그냥 넋 놓고 있다가는 다 날라 가 버린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데로 그런 의미가 있죠~’라는 노래 가사처럼 사진들을 보며 좀 더 열심히 내 삶의 의미들을 찾아보고, 사진 속 이야기들 속에 흠뻑 빠져 잠시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술가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고 표현하며, 40대 중반에 들어서며 생긴 불안함들을 더 아름답게, 똑똑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이란 사진전시회라는 걸 처음 관람했다. 너무나 유명한 우리나라 사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기억에 남는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뭘 이런걸 찍었지?’라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림이야. 사진이야?’ 하는 작품, ‘! 예쁘다하는 작품 그리고 뭔지 모를 감동과 중압감이 느껴지는 작품들까지 나의 첫사진 전시회는 머리가 복잡했다. 선생님께서 사진을 많이 보라고 하셨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고.. 나는 아마도 그림이나 음악, 책처럼 볼 때마다, 들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다시 한번 더 가서 또 다른 감동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난해 미술 강의를 들을 때만 해도 사진의 등장은 왠지 미술계에 혼란을 일으킨 이단아같은 존재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 사진의 긍정적인 부분과 영향력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우선, 사진의 등장은 사진화각을 받아들여 회화의 화면이 풍성해졌다는 것이다. 세밀하기 그대로 현실을 옮겨 미술이 하지 못했던 현실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아마도 미술영역에서 이런 부분을 질투하여 초창기엔 사진을 예술로 인정하기 싫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이로써 미술은 사진의 등장으로 인해 현실재현의 족쇄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칸딘스키같은 추상화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처음 사진의 등장이 회화작가들에게 못마땅했을 수도 있으나, 지금 현대 우리들은 다양한 예술 문화를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단아같은 존재로 생각 했었는데, 오히려 사진이 혁명가, 자유 해방가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그러고 보니 늘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들(칸딘스키, 앤이 워 홀, 백남준, 고흐 등)이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자유와 다양성을 제시하여, 소통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준 것 같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강의를 통해 알게 된 앙드게 케르테츠, 앙드레 카르띠에브레송, 로버트 프랭크,샌디 스코틀랜드, 구본창, 배병우 같은 유명 사진작가들의 멋진 작품들을 감상하며, 예술사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얻었다. 초창기엔 사진기가 비싸 브루조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마음껏 찍을 수 있고, 바로 볼 수도 있다. 비록 우리가 찍은 사진을 다 예술이라고 할 순 없지만, 주관적 감정이 개입된 진실된 사진을 찍으면 된다. 우리는 보통 기념일이나 가족사진, 예쁜 사물과 풍경 등 예외적 경험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셨다. 독창성, 창조적인 작업을 통해 예술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고,’진실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여 역사의 일부를 기록하는 사진도 많이 보았다. 5.18 민주화 운동이나 베트남 전쟁, 9.11테러 등등.. 이 시점에서 나는 선생님께서 던지신 질문을 잠시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나는 사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사진은 전시회 제목처럼 아주 사적으로 쓰는 사람도 있고, 공적인 용도로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다. 사진을 총쏘기와 같다고 하셨는데, 그 순간을 총알처럼 잡지만, 신기하게도 그 사진을 보는 순간 그것은 과거가 되 버린다. 앞에서 썼듯이 누군가에겐 간절했을 오늘’, 이 순간을 잘 담고 싶다. 기술적인 방법은 모르나 진실된 이야기를 담은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탐방을 마치며, 이번 인문학 수업의 질문들을 생각해보았다

사진은 새로운 시대의 예술인가?, 미술의 후예인가?’

 

강의 때 선생님께서는 모순된 질문이란 답을 주셨었다. 사진은 독창적인 존재, 그림의 영역이 아니라 그냥 사진이라고... 사실 작품들을 보다 보니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이해가 되었다. 너무나 독창적이고, 사진 안에서도 너무나 다양한 영역이 펼쳐져 있었다. 예술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을 해본다. 예술은 보는 사람에 따라 마음대로 해석하고, 감동 받을 수 있다. 사진을 여러 작품 보다보니 내가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고, 내 삶과 스토리가 겹쳐지는 부분도 있고, ! 하고 웃고 즐기는 작품들도 있었다. 작가가 의도한 방향이 있을 수도 있으나, 나도 예술가들처럼 독창적으로 내 마음대로 느끼며 잠시 예술가가 되어보았다.^^ 

 

이번 강의를 통해, 사진과 회화의 절묘한 만남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길 위의 인문학>을 들으면 매번 느끼는 부분인데, ‘학창시절에도 이렇게 다양한 상식과 재미있는 접근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면 좀 더 집중하기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동섭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 예술적 전반의 지식을 전달받아 똑똑해지는 기분도 들며, 매번 질문을 던져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도록 생각거리를 주시는 부분이 좋다.

벌써 다음번 강의, 내년 <길 위의 인문학>수업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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