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두류도서관 “김시습과 떠나는 생태치유적 국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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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두류도서관 “김시습과 떠나는 생태치유적 국토여행”
정영태
폭풍전야였습니다. 지난밤에는 여태껏 미뤄 왔던 장맛비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내일 도서관 문학기행을 취소할까 망설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기상청 일기예보부터 확인했습니다. 대구 경북 지방에 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날이 훤히 밝아오면서 비는 점점 사그라졌습니다. 답사 갈 준비로 간식과 물을 챙겨 두류도서관 정문 앞으로 갔습니다. 몇몇 사람은 벌써 도착해 있었고 방금 도착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약속 시각이 다가오자 차 안은 사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답사 가기로 한 사람은 한 분이 빠지고 모두 오셨다는 도서관 직원의 안내와 함께 차는 경주로 출발했습니다.
오전에 갈 곳이 용장골이었습니다. 용장사지는 대나무 숲으로 둘려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번이나 경주 금오산 탐방을 했지만 용장사지는 가보지를 못했습니다. 매월당이 이곳에서 십여 년간 기거하면서 경주 일원을 유람하고 금오신화를 지은 곳입니다. 용장사 폐사지에는 싱그러운 풀과 망초 꽃이 어우러져 무리를 지어 피어있었습니다. 잠시 설잠 스님의 행적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우리는 용장골에서 내려왔습니다.
가야금연주, 빗소리, 연꽃 향기가 삼위일체였습니다. 월지 주변에는 때맞춰 연꽃 향기가 은은히 번지고 있었습니다. 연밭 가운데 있는 정자에 앉아 교수님이 초빙한 가야금 연주자의 연주를 들으니 내가 신라 사람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가야금 소리는 빗소리와 어우러져 한층 운치가 있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가야금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행은 재빨리 월지로 이동했습니다. 빗속을 헤치며 경주 박물관의 성덕대왕 신종을 비롯해 몇 군데 둘러보면서 해설을 듣고 분황사를 거쳐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아침까지 간간이 내리던 비가 경주 도착과 함께 잠시 멈춰 주었기에 용장사지에 갔다 올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떠나는 여행이 아닌 주제가 있고 해설이 있는 여행은 언제나 함께하고 싶습니다.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인솔하신 교수님을 비롯해 도서관 직원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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