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립서강도서관] '한국 근대 회화의 거장 박수근과 이중섭' 참여 후기(임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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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문학 2차 프로그램 후기(임동식)
미술 전시회를 보고 작가에 대해 가족같은 친밀함을 느끼게 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한 작품과 함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편지화라든가 시대적 유물,
제주도의 생가 영상 등이 디테일하게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뒷풀이 모임에서 이동섭선생이 이번 전시회는 100주년에 걸맞는 포인트가 없는 전시회였다고 했는데
이 점이 보통의 관람객들에게는 골고루 차려진 친절한 식탁처럼 이중섭을 이해하는 도움이 된 것 같다.
물론 미술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특색없는 전시회였을지 모르겠지만...
이중섭하면 '소'였던 것처럼 나 역시 이중섭의 소 밖에 몰랐었던 문외한이었는데
그가 시도했던 다양한 작품세계에 대해 작은 지식이나마 얻게 된것도 큰 소득이다.
'봄의 아동'등에 서 보여준 청자의 삼강기법이라든가 은지화의 금속공예기법 등은
일본에 유학간 부잣집 미술학도에 머무는게 아니라 시대를 고민한 식민지 민족주의자의 모습이었다.
이동섭 선생의 말처럼 우리 예술문화가 단절되지 않고 계승 발전하는 시스템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섭이 좀더 오래 살아 그의 작품세계에 화룡정점을 찍고 또 제자가 이어받았다면
중섭은 대한민국의 작가를 뛰어넘는 세계적 작가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바닷가의 아이들''복숭아와 아이들''다섯어린이''물고기와 동자'등 유달리 눈에 띄는 아이들 그림은
그가 얼마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사람인지, 그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계속되는 가족의 그림, 그것도 사진찍듯 늘어선 그림이 아니라 온 가족이 살을 맞대고 뒹구는 그림은
그의 가족에 대한 대한 애틋한 마음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물론 수많은 편지화에서 그걸 확인해주고 있긴 하지만.
작품세계를 떠나 가장 아쉬었던 점은 이중섭이 무연고자로 죽었다는 점이다.
그가 그토록 꿈꾸던 '길 떠나는 가족'이 되지 못하고 알아보는 이 없이 혼자서 소달구지를 타고 망우리로 가야만했을때...
그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그리고 전쟁을 거치는 격변의 시대에 구세상의 아름다움과 신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이중섭.
그의 작품을 잇는 뛰어난 작가가 탄생하길 바라면서 좋은 기회를 주시고 잘 진행해주신 서강도서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임동식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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