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립서강도서관] '한국 근대 회화의 거장 박수근과 이중섭' 참여 후기(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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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화의 두 거장 박수근과 이중섭>
서강 도서관 김수미
두 번째 길 위의 인문학 시간이다.
이제 ‘길 위의 인문학’ 수업은 내 생활에서 ‘터닝 포인트’, ‘힐링’의 역할을 해 주는 즐거운 시간이다.
이번 수업은 교과서로 많이 배웠던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화가 <이중섭과 박수근>의 이야기다
개인사정으로 탐방을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웠는데, 한 달에 한번 ‘문화의 날’ 전시회를 반값에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수업 전에 예습(?)삼아 혼자 자체 탐방(^^)을 다녀왔다.
45년을 살며 혼자 내 돈 주고 미술 전시회를 간 것은 예전에는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의 삶을 보다 여유를 가지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나의 의지가 너무 대견하고 즐거웠다.
이 또한 길 위의 인문학 수업을 통한 나의 ‘작은 변화’라 생각이 든다. ^^
<이중섭과 박수근>강의는 그동안 했던 수업 중 가장 많은 인원참석으로 자리가 꽉 찼다.
첫날은 이중섭화가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중섭 전’을 보고 와서 ‘좀 아는 척 좀 해볼까’^^ 했는데,
사람들의 질문과 대답, 그리고 적극적인 호응들을 보며 이중섭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중섭 하면 학창시절 배웠던 ‘소’ 그림들이 떠오른다.
온순한 ‘소’ 그림들을 통해 식민지치하의 슬픔을 인내심과 끈기로 묵묵히 이겨내려는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들,
그리고 ‘봉황’을 통해 남북으로 나누어진 한민족의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는 ‘부부’ 그림은
조선인의 모습을 담은 가슴 아픈 그림들이었다.
또한, 꿈을 잃은 세 청년의 모습을 통해 암담한 현실을 뚫고 나오려는 강한 의지를 담은 ‘세 사람
’, 자연과 아이들 그림이 많은 그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행복한 그림 등
짦은 생을 산 것 치고는 꽤 많은 그림세계가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가족과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그러면서 작가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편지화들과 ‘길 떠나는 가족, 돌아오지 않는 강’은 몇 번을 ‘울컥’하며 둘러 본 작품들이다.
이렇게 이중섭은 한국인들의 정서를 담은 ‘恨’과 슬픔, 끈기, 그리움, 가족 등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한국적 상황들을 ‘의도’를 갖고 그린 한국적 화가라고 설명해 주셨다.
화가의 ‘의도’가 개입 된 작품들이라는 강의를 들으며, 그가 식민지 치하와 전쟁을 겪으며
힘든 우리민족에게 허무한 현실을 뚫고 나오길 바라는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져
진정 한국을 사랑하는 애국자가 아니었나 생각해 보았다.
또한, 이중섭은 ‘은지화’라는 생각지 못했던 소재와 어릴 적 부유한 환경 속에서의 도자기나 전통작품의 소재를 통해
가족들 이야기와 살아왔던 시대를 그만의 스타일로 주제를 이끌어 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유한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좋은 유학파 스승아래서 배운 이중섭과는 달리
박수근은 독학으로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박수근 또한 질곡의 한국현대사를 살았는데,
그는 시대의 변화에 맞서 나서서 싸우지는 않으나 모른 척 할 수 없다며,
일하는 남자와 누드화가 그림에 없으며 대부분 노인과 여자만이 등장한다.
박수근의 ‘마루’가 아뜰리에였던 사진을 보고, 진정한 천재는 환경이나 양질의 교육이 아니어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었는데
, 선생님께서 “아마도 좋은 환경의 아뜰리에에서 배웠다면 박수근의 트레이드마크인
독특한 ‘질감’의 작품을 만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씀해주셔서 공감했다.
작가들은 ‘주제, 소재, 스타일’을 잘 버무려 ‘의도’를 각고 작품을 만들어 간다고 하셨다.
그런면에서 이중섭과 박수근은 자기가 겪었던 혹은 처한 상황들을 주제와 소재, 스타일을 통해 나라는 잃었으나
문화는 내가 살리겠다는 ‘의도’가 느껴져 진정 한국적이며 외국인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작가들인것 같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 미술계는 너무 많은 잡음들로 그나마 우울한 소식만 가득한 현실을 위로받고 싶었던 시민들에게,
그리고 미술영역에 막 관심을 갖게 된 나 같은 관객들에게 많은 실망감과 배신감을 갖게 했다.
‘진품’이니 ‘가품’이니, ‘위작’이니 ‘대작’이니 이런 말들이 생소했던 나로서는
결국은 ‘돈’때문이라는 반전 앞에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선생님께서는 우스갯소리로 “이제는 그림을 사야 된다“ 라며,
그만큼 미술작품이 돈이 된다는 걸 이런 논란들이 말해주고 있다고 하셨다.
강의 시작에 말씀하셨던 ‘의도’라는 말이 ‘여기에서도 적용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씁쓸했다.
이중섭과 박수근이 ‘의도’를 갖고 한국인의 정서를 보여주고 싶었던 그 마음들은 어디로 간 걸까?
두 번째 인문학을 마치며, 이번에도 선생님께서 주신 미션을 생각해 보았다.
“그들이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당대에는 환영받지 못하였으나 ‘예술은 시대를 외면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이 희망적이며, 많은 위로가 되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음악이 시대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곡을 많이 알고 있다.
책도 공연도, 춤도 마찬가지이다. 이중섭과 박수근은 시대를 슬퍼하였으나
외면하지 않고, 함께 소통하고 헤쳐 나가고자 하였던 것 같다.
그들처럼 우울한 이 사회를 예술이 외면하지 않고 앞으로도 우리의 곁에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p.s: 큰아이가 방학이 되면 함께 다시 와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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