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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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진성(水山鎭城)에 둘러싸인 수산초등학교가 젖고 있다
늙은 나무들도 어린 나무들도 함께 젖고 있다
동화같은 학교 건물들도 아이들과 함께 깊이 젖고 있다...
어디에서 들려오는 것일까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일까
땅 속에서 들려오는 것일까
저 무심한 돌담 속에서 들려오는 것일까
오늘도 끊어지지 않고 들려오는 에밀레 종소리
종소리 속으로 울음소리 속으로 따라가 들어보니
진안할망당에서 젖은 어린 소녀 하나 기도 올리고 있다
오늘도 멀쩡히 살아있는 산 목숨으로
부질없이 진성을 쌓고 있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위하여
온 몸과 온 마음이 다 젖도록 젖은 춧불로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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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진성[ 水山鎭城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580번지 외에 있는 고려시대의 진성(鎭城).
소재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시로 9(수산리 580) 외
조선시대 9개 진성 중 하나로 1493년(세종 21)에 도안무사(都按撫使) 한승순(韓承舜)이 축조하였는데, 당시 성의 둘레는 3,841m이고 높이는 53m라고 전해진다. 서쪽의 차귀성과 함께 동쪽에서 침입해 오는 왜구를 막기 위한 성으로, 다른 '진성'들이 해안가에 있는 것과는 달리 중산간에 자리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현존하는 성의 둘레는 352.72m(1164척)이고 높이는 4.84m(16척)이다. 성 안에는 해방 직전까지 병사와 객사, 민가들이 있었으나 제주 4.3사건을 거치면서 모두 소실되었다. 동쪽 성벽과 북쪽 성벽이 만나는 지점에는 폭 6.1m, 담 높이 2m 규모의 ‘진안할망당’ 이 있는데, 이곳은 성을 축조할 때 공출을 내지 못한 부모 대신 희생된 아기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세웠다고 한다. 성의 원형과 유구 등이 잘 남아 있어 보존상태가 좋고, 축조 방식과 평면 형태가 특이하여 2005년 10월 5일 제주특별자치도기념물 제62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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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airport99/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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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진성을 지을 때 자꾸만 무너져 내려서 축성하던 사람들 중 하나가 스님께 물었더니 "열 살 되는 어린 여자애를 공양해 성을 쌓으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열세 살쯤 되는 어린 소녀를 공양해 바치니 성이 무너지는 일은 없었지만, 그 소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진앙할망당이란 당을 세웠습니다.
그 후로 가끔씩 그곳에 여자아이가 나타나서는 그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소원을 비는 곳이냐고 물어본다고 하네요. 아버지에게 수십 년도 지난 일이지만, 문득 그 아이가 빌었던 소문이 뭐였는지 가끔 궁금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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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덕사에서 종을 만드는 일이 계속 실패하여 걱정이 많았다. 그때 한 승려가 민가를 돌며 재물이나 쇠붙이를 보시 받으러 다니다가 어린아이를 업고 있는 아낙을 만났다. 승려가 시주를 청하자, 아낙은 집안이 가난하여 시주할 것이 없으니 어린아이라도 가져가라고 농을 했고 승려는 그냥 돌아갔다. 주종 작업에 계속 실패를 거듭하자, 아이를 바쳐야 종을 만들 수 있다는 계시가 있었다. 승려는 다시 그 아낙의 집을 찾아 아이를 데리고 와 쇳물에 넣었다. 마침내 종이 완성되었는데, 종을 치면 그 아이의 원혼 때문에 ‘에밀레’ 하고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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