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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조율하는 제3의 공간,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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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조율하는 제3의 공간, 수필 수필가 한흑구 선생의 생애와 작품 세계 바로 알기(강연2 : 2017.6.1, 곽흥렬)

직장과 가정, 채움과 비움, 육체와 정신 등 우리 삶의 무대에는 서로 충돌하는 제1의 공간과 제2의 공간이 존재한다. 수필가는 이 양자의 경계, 즉 제3의 공간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한다. 누구의 수필이든 그 속에 나를 투영해 볼 수 있다.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반추함으로써 자존감을 키우고 자기치유에 이를 수 있다.

흑구 한세광 선생은 이북 출신으로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월간종합지 ≪동광東光≫에 단편 ‘황혼의 비가’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으나 ’39년 흥사단 사건으로 피검되어 일 년간 투옥되는 고초를 겪는다. 그 이후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 1945년 광복이 되던 해에 월남해 3년간 서울에서 생활하던 선생은 1948년 동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 보이는 경북 포항으로 삶터를 옮긴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선생의 본이름은 세광(世光)이었으나 포항에 정착한 후 꺾었던 붓을 다시 들게 되면서 필명을 검은 갈매기, 곧 ‘흑구’로 정했다. ‘흑구’라는 필명은 일제 강점기인 1929년 당시 아버지가 있던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날 때 태평양 뱃길 선상을 외롭게 나는 검은 갈매기 한 마리를 본 경험이 있고, 오랜 세월 동안 그것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훗날 고향을 떠나 월남해서 타관살이를 하고 있는 자신의 신세에 비유하여 붙인 것이라고 한다. 흑구에서 ‘흑’은 외로운 색, 어느 색에도 물들지 않는 굳센 색 그리고 죽어서도 조국을 사랑하는 상징의 색이라는 생각에서 따온 글자라고 한다.